도지사와 옛 부하, 격돌 예고
  • 차형석 기자 · 이석호 인턴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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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욱 아성에 김완주 전주시장 도전…새만금 자기부상열차 놓고 ‘설전’
 
전북은 전국에서 유일한 ‘여도(與道)’이다. 강현욱 현 도지사는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열린우리당 소속이고, 지역구 의원 11명도 모두 여당 소속이다. 그래서 본선보다 열린우리당 전북도지사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는지가 더 주목되는 상황이다.

현재 열린우리당 후보로는 강현욱 현 지사와 김완주 전주시장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홍근 전 도당위원장, 이무영 전 경찰청장, 진 념 전 부총리가 물망에 올라 있다. 민주노동당은 염경석 전북도당위원장이 도전할 계획이다.

강현욱 전북도지사는 전북에서 ‘강만금’으로 통한다. 새만금 사업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2003년에는 새만금 사업 성사를 위해 삭발을 결행할 정도였다. 군산·익산과 전북도 내 농촌 지역에서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5대 총선 때는 신한국당 후보로 나서서 군산에서 당선하기도 했다. 한 지역 언론인은 “그말고 호남권에서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간판으로 나서 당선한 사람이 없다. 정당을 가리지 않고 고정표를 가지고 있다. 경선 결과가 예측불허다”라고 말했다.

지역 여론조사에서 김시장이 강지사 앞서

반면 ‘전주시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배수진을 친 김완주 전주시장은 후발 주자이지만 순발력이 돋보인다. 전북 인구의 3분1을 차지하는 전주에서 인기가 높고, 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강한 전주고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신문사들이 벌인 여론조사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강 지사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벌써부터 두 사람은 경쟁은 불이 붙었다. 새만금이 전북의 대표 사업인 만큼 새만금과 관련한 정책에 대해서도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김완주 전주시장은 “익산에서 새만금까지 22km 구간에 자기 부상 열차를 도입하겠다. 장기적으로 1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라고 발표했는데, 전북도에서 “지난해 검토한 결과, 비용 측면에서 타당성이 없다”라고 맞받아친 것이다. 결국 자기 부상 열차 논란은 전북도와 전주시의 상호 비판 기자회견으로 번졌다. 두 사람이 얼마나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지 드러내는 대목이다.

지역의 한 언론사는 “열린우리당 경선말고 다른 방식으로 이 두 사람의 격돌 방식에 대해 여론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현욱 지사가 한때 자신의 ‘부하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김완주 시장과 경선에서 맞붙을 경우, 이기든 지든 상처를 받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본선에서 도민들의 직접 검증을 받거나, 민주당이나 다른 간판으로 갈아타는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현욱 지사측은 현재 경선이나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가타부타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진 념 전 부총리를 영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진 념 전 부총리는 강현욱 현지사와 친분이 두터워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현욱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전북지사 선거 구도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김완주 시장이 도지사 선거로 방향을 틀면서 전주시장 후보 경선도 치열해졌다. 열린우리당에는 송하진 전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주재민 시의회 의장, 차종선 예원대학 이사장, 최진호 도의원, 최형재 대통령 자문 지속발전위원회 의원 등이 5파전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유철갑 전 도의회의장이 뛰고 있다. 민노당은 김민아 전 도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강근호 전 시장이 뇌물 수수로 사퇴해 공석이 된 군산시장 자리에는 후보자 20여 명이 몰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박종서 기업도시유치를 위한 시민연합 공동대표, 강임준 도의원, 김철규 전 도의회 의장 등이, 민주당에서는 문동신 전 농업기반공사 사장과 황이택 전북도당 부위원장, 조영래 자유총연맹 군산시지 부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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