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과 초선 단체장 결투
  • 고제규 기자 · 서기열 인턴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6.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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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남, 울산/권철현, 허남식 부산시장에 도전장…강삼재, 김태호 지사와 격돌
 
부산과 경남은 다른 어느 곳보다 현역 광역 단체장에 대한 도전이 거센 지역이다. 허남식 부산시장, 김태호 경남지사가 모두 보궐 선거에서 당선한 초선인데 반해, 도전자들은 거물들이다. 특히 이들은 한나라당 당내 경선부터 넘어야 할 산이 높다.

먼저 부산시장은 허남식 현 시장과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 사이에 당내 혈전이 예상된다. 허시장은 2004년 6월 안상영 시장이 자살하자, 보궐선거에 나서 당선했다. 그는 부산시에서만 27째 공직생활을 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부산 에이펙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 1월1일자 국제신문 여론조사에서도 허시장은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정치인보다 행정가에 가깝기 때문에,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3선인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은 1월17일 출마를 선언하며 경선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2002년 당내 경선에서 안상영 전 시장에게 12표 차로 석패한 그는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권의원은 도시 행정을 전공한 전문가와 중앙 정치를 아는 3선 의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2007년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서는 부산시가 중요하다는 대선 역할론을 주장하며 당심을 파고들고 있다. 박형준·김희정·이성권 의원 등 부산지역 초선 의원들이 그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직적인 지지세가 권의원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부산 지역 의원들은 서로 간에 견제 심리가 강하다. 초선을 제외한 부산지역 중진의원들 사이에 벌써부터 ‘반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이 후보로 꼽힌다. 지난 2004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장관은 허남식 시장에게 패했다. 그는 힘 있는 여당 후보를 기치로 내걸고 2월 개각 이후 곧바로 경선전에 뛰어들 작정이다. 오장관은 가급적이면 단독 출마보다, 당내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 설동근 교육혁신위원장 부산출신 친노 직계가 총 출동하는 경선을 통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문재인 수석, 설동근 위원장은 고사 의지가 강해 후보군에서 멀어진 상태다.

오거돈 장관, 2월 개각 후 본격 가세 채비

민주노동당은 김석준 부산시당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의 특성상 경남 도지사도 본선보다 한나라당 예선이 관전 포인트다. 한나라당 소속 김태호 현 지사와 강삼재 전 의원, 송은복 김해시장 사이의 3파전이 예상된다. 김태호 지사는 김혁규 지사가 물러나면서 치러진 2004년 보선에서 전국 최연소 광역단체장에 당선했다. 최연소지만, 무난하게 도정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1일자 국제신문 여론조사에서도 김태호 지사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강삼재 전 의원의 도전도 거세다. 무죄판결을 받아 안풍 사건의 멍에를 벗은 강 전의원은 도지사 출마를 통해 정치적인 재기를 노리고 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강 전의원과 김지사의 지지율 차이는 9% 포인트에 불과했다. 지난 2004년 도지사 당내 경선에서 1백20표 차로 석패한 송은복 김해시장도 도지사 경선에 올인 할 작정이다. 송시장은 3선 제한에 걸려, 무조건 도지사 경선에 뛰어든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 후보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당의장 선거에 나선 김두관 대통령 정치 특보의 출마가 지역 정가에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이헌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울산시장은 부산 경남과 달리 현직 박맹우 시장이 강세다. 박시장은 현직 프리미엄을 업고 재선 가도에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당내에서는 한나라당 울산시당위원장을 지낸 권기술 전 의원, 김철욱 울산시의회 의장과 이채익 남구청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송철호 국민고충처리위원장과 강길부 의원이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송철호 위원장은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 민주노동당 후보로 나서 43.6%의 득표율을 올렸다. 하지만 송 위원장은 이번에는 출마 자체를 고사하고 있다. 강길부 의원도 마찬가지다. 외부인사 영입도 불투명한 상태라서, 지역 정가에서는 송위원장의 징발이 불가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동당 후보로는 울산시당 위원장을 역임한 김창현 전 사무총장이 확실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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