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매매 업소 도와주니…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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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정보 알려주기는 기본…안마시술소에 직접 투자하기도
 
“여자 장사하는 놈은 누구나 강남에서 영업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웬만큼 관일(경찰·공무원일) 짱짱하게 보는 사람이 아니면 강남에서는 발도 못 붙인다.” 강남 역삼동에서 러시아 여성 성매매 일을 하는 보도방 업자의 말이다.
강남 유흥가가 번성하는 여러 이유 가운데 업소와 경찰 등 사법기관과의 유착을 빼놓을 수가 없다. 2004년 9월 경찰의 성매매특별법 일제 단속에서도 강남은 거의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치외법권 지역과도 같았다.

당시 기자가 일제 단속을 벌인 경찰을 따라 나선 적이 있다. 강남의 대형 호텔 마사지 업소의 경우, 경찰이 정문에 들어설 때까지 정상적으로 영업을 했다. 그러다 경찰이 들이닥치기 직전 손님을 발 마사지하는 곳으로 대피시켰다. 경찰이 호텔 정문을 나선 직후, 이 업소는 성매매 영업을 재개했다. 대형 안마시술소는 골목에 경찰이 들어오면 일제히 불을 껐다가 곧바로 영업을 재개했다. 결국 경찰은 이발소 몇 곳을 단속하고 돌아서야 했다. 단속에 나선 한 경찰은 “업자들과 경찰과 결탁되어 있어 아무리 비밀리에 단속을 나가도 내용이 샌다. 단속이 실효를 거둘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업자와 결탁한 경찰이 철퇴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경찰서 풍속담당 경찰관이던 정아무개씨와 장아무개씨는 안마시술소에서 돈을 뜯는 데 그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윤락의 뒤를 봐주다 아예 안마시술소에 4억8천만원을 투자했다. 업소 지분 3분의 1을 갖고 수익을 나눈 것이다. 담당 판사는 ‘뇌물죄의 극치’라며 혀를 내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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