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끓는 '정치교실'
  • 안경원 인턴기자 ()
  • 승인 2006.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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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판 기사] 정당 주최 대학생 리더십 캠프에 열기 후끈…19세 유권자들 당찬 신고식도
 
“제 꿈은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여자가 정치를 하겠다고 설치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잃지 않고 반드시 해내고 말겠습니다.”

채미화씨(21·경북대 2학년)의 말이 끝나자 ‘2006 여대생 정치 리더십 캠프’에 참여한 사람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열린우리당 우리여성리더십센터에서 주최한 2006 여대생 정치 리더십 캠프가 2월13일부터 2박3일간 경기도 평택 무봉산 수련원에서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캠프에는 ‘대학생= 정치무관심층’이라는 통념을 깨고 여대생 77명이 참여했다. 캠프를 준비한 열린우리당 배영환 전문위원이 얼떨떨해할 정도로 참여 열기가 높았다. 
흔히 정당에서 개최하는 이런 캠프는 취업 이력서용으로 제격이다. 그래서 참가한 대학생들은 대충 시간만 때우며 보내기가 일쑤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실제로 정치를 하겠다는 대학생들이 많아진 것이다. 배영환 전문위원은 “바뀐 지방자치 선거 제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문의도 많았고, 참가자도 지난해보다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유급화가 이루어졌는데, 기초의원만 되어도 연봉이 5천만~6천만원 선에 이른다. 웬만한 대기업 과장급 연봉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참가자들 대부분이 3, 4학년이었다.

정치인을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은 고액 연봉 때문만은 아니다. 대학 졸업반인 장지윤씨(23·연세대 법학과)는 현재 서울 관악구 동명아동센터에서 빈곤층 자녀들을 가르치는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 양극화 현장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그녀는,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싶다며 정치 입문의 뜻을 밝혔다. 그에게 정치는 딱딱한 게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다. 

정치 지망생들이 의욕만 높은 것은 아니다. 계획도 구체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국회 인턴 직원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경험을 쌓을 계획인데, 실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캠프를 수료하면,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실이나 중앙당 인턴으로 뽑히는 데 유리해진다. 이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턴을 거치면, 보통 비서관으로 채용되고, 비서관들이 하는 일 가운데 의원의 지역을 관리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 때 지역을 관리하고 있는 20대 비서관 상당수가 기초의원을 노리며 선거에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해 캠프에 참가했던 고하나씨(24)는 열린우리당 공보부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다. 올해 캠프에도 참여한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정치 현장에 뛰어들 작정이다.

'유급화 확정된 지방선거에 관심 높아

정치를 지망하는 여학생들이 많아서인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국회 보좌관의 역할을 알려준 강의와 선거에 당선되는 노하우를 설명하는 강의가 참가자들로부터 열띤 관심을 모았다.

이번 캠프에는 정치 지망생뿐 아니라, 19세 예비 유권자도 캠프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최연소 참가자인 윤빛나씨(19)는 대학에 합격한 새내기이다. 그녀는 5월 지방선거 때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 “진로와 무관하게 시야를 넓히고 싶었다.”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10월 보궐 선거부터 19세도 투표권을 가지게 되었다. 19세 유권자는  전국적으로 70여만명. 정치권으로서는 공략 1순위의 블루오션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연말 한나라당도 대학생 리더십 캠프를 개최했다.

정치권과 정치에 관심을 가진 젊은이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정치 리더십 캠프에서 20대 정치인들의 새싹이 움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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