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을 웃고 울리는 음식들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6.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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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푸른 생선·녹황색 채소, 혈관 보호…붉은 육류·흰 설탕, 동맥경화 유발

 
당신의 입을 통과하는 먹을거리 중에 혈관을 울게 하는 것은 담배만이 아니다. 입 속으로 들어가는 음식에 따라 혈관은 울고 웃는다.

콩밥에 미역국, 등 푸른 생선과 녹황색 채소를 반찬으로 먹고 녹차를 마신다면, 당신의 혈관은 싱글벙글한다. 그러나 동물성 지방이 덕지덕지 붙은 붉은 육류나 곱창을 즐길 때면 당신의 혈관은 울상을 짓는다. 버터나 쇼트닝, 팜유로 범벅된 튀김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한두 잔의 적포도주를 마실 때 당신의 혈관은 반색을 표하지만 잔 수가 늘어나면 상처를 입는다.

연어·고등어·참치 같은 등 푸른 생선에는 불포화 지방의 일종인 오메가-3 지방산이 많다. 이 지방산은 혈중 지방 수치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이 떡처럼 굳어지지 않게끔 돕는다. 등 푸른 생선은 1주일에 세 번은 먹는 것이 좋다. 에스키모인이나 일본의 어촌 사람들은 등 푸른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에 순환기계 질환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들깨가 등 푸른 생선을 대신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들깨나 등 푸른 생선 모두 되도록이면 아주 신선한 것으로 먹어야 한다. 오래된 것은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오히려 혈관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브로콜리·당근·토마토 같은 녹황색 채소에는 혈관 노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제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E가 풍부하다. 이것들은 신진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혈관 벽에 쌓이는 것을 억제한다. 매일 1백50g 이상은 먹어야 한다. 콩은 단백질과 이소플라본(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해 혈액 흐름을 좋게 하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마늘이나 양파에 있는 알리신은 혈중 지방 수치를 낮추어 준다. 

김·미역 같은 해조류, 콜레스테롤 합성 예방

김·미역·다시마와 같은 해조류도 혈관에게는 ‘효자’다. 식이섬유가 지방 흡수를 낮추고 콜레스테롤 합성을 막는다. 녹차는 피가 떡처럼 굳어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술은 혈관에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적당한 음주는 혈액 순환을 돕는다. 다른 알코올도 비슷한 효과가 있지만, 특히 적포도주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지나치게 마시면 알코올이 심장 근육을 직접 공격해서 파괴하는 알코올성 심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붉은 육류와 달걀 노른자, 마가린이나 코코넛 기름 등으로 조리한 음식은 동맥경화를 부추긴다. 흰 설탕 역시 혈관을 노화시키는 주요인인 노폐물이 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정해영 교수(부산대 약대), 이종구 원장(이종구 심장내과)

미국 심장협회가 추천하는 건강한 식생활

*
음식의 지방 함량은 전체 칼로리의 30%를 넘지 않도록 한다.

*포화지방산(붉은 살코기)은 전체 칼로리의 10% 이내, 불포화지방산(올리브유 등)은 하루 칼로리의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음식으로 하루 3백mg 이상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하루 달걀 한 개면 충분하다.

*전체 칼로리의 50%는 탄수화물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고, 나머지 영양분은 단백질로 섭취하라.

*음식의 소금 함량은 매일 3g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한다.

*알코올은 하루 포도주 4분의 1ℓ가 적당하고, 맥주의 경우 한두 병 이상은 마시지 않는다.

*전체 칼로리의 양은 체중을 표준 수치에 맞추는 방향으로 조절하고, 과일은 식단에서 빠뜨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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