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개띠들의 ‘색깔 있는 연합’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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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전문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인터넷 유머 사이트 ‘웃긴대학’, 블로그 사이트 ‘미디어몹’ 등 누리꾼(네티즌) 사이에서 유명한 사이트들이 뭉쳤다. 지난 3월13일 이들 사이트를 포함해 26개 인터넷 콘텐츠 업체가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를 출범시켰다.

협회가 만들어지는 데 산파 역할을 한 이들은 1970년생 4인방(왼쪽부터 최내현 미디어몹 편집장,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 이승철 미디몹 대표, 이정민 웃긴대학 대표). 아이디어는 이승철 대표가 냈다. 지난해 9월, 유럽통합에 관심이 많았던 이대표가 ‘국가도 연합을 하는데, 인터넷 사이트도 힘을 합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것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네 사람은 ‘컨텐츠 연합군’을 띄우는 데 금세 의기투합했다.

고민은 비슷했다. 최근 2~3년 동안 <딴지일보>나 플래시 ‘오인용’, 개죽이 같은 색깔 있는 콘텐츠가 인터넷에서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관문 역할을 했던 포털이 종착역처럼 되어버린 것이 한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존 인터넷기업협회는 거대 포털 사이트가 중심이 되어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중소 업체의 목소리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는 ‘콘텐츠 부흥’을 제1 목표로 삼고 있다. 색깔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개인 블로거들도 회원으로 받아들인다. 우선 허브 사이트를 구축해 회원사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소개하고, 클릭하면 그것을 만든 사이트로 바로 넘어가게 할 계획이다. 이 허브 사이트를 중심으로 광고를 공동으로 수주하고, 공동으로 이벤트를 진행할 작정이다. 발기인 대표를 맡고 있는 이승철 사장은 “올해 안에 4백~5백 개 사이트를 연합하는 것이 목표다. 허브 사이트는 콘텐츠를 가진 사람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공재적 성격을 띨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계의 70년생 4인방이 인터넷 콘텐츠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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