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나 홀로 요가’ 붐
  • 칭다오 · 정유미 통신원 ()
  • 승인 200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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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바람 타고 필라테스 유행…CCTV, 강좌 방송

동네 공터에 모여 타이지취안(태극권)으로 건강을 다지던 중국인들이 요가 학원으로 모여들고 있다. 부유층이 밀집해 있는 동네에는 어김없이 요가 학원 간판이 눈에 띈다. 최근 1~2년 사이에 생긴 변화다. 수강생 중 여성이 대부분인 한국과 달리 남성 수강생도 15% 정도를 차지한다.
 
지난 3월21일에는 중국 최초의 필라테스 전문 학원이 산둥성 칭다오 시내 중심가에 문을 열었다. 1900년대 초반 독일에서 시작된 필라테스가 유럽·미국 지역에서의 인기를 타고 요가에 이어 마침내 중국 대륙에 상륙한 것이다.

필라테스 전문 학원의 강사는 모두 3명. 그 중 2명이 남자다. 원장인 둥지엔(董健, Jacky) 씨는 1999년 베이징 장훼이란(?慧?) 요가학교에서 요가에 입문한 후 베이징 BASI(국제체형기술과학학교)에서 필라테스 과정을 수학했다. 얼마 전까지 여러 요가 학원을 다니며 강사로 일했던 그는 1주일에 24시간 강좌를 진행하며 동시에 3천여 명에게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에는 요가 전문 학교가 연이어 들어서고 있는 추세다. 베이징 장훼이란 요가학교에는 본고장인 인도뿐만 아니라 미국·홍콩 등지에서 수학한 교수진이 포진해 있다. 몇 달 동안만 강습받으면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한국과 달리 3~5년에 걸친 엄격한 과정을 통과해야 전문 요가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요가를 시작한 지 2년째라는 베이징 시의 회사원 차이바오위안(蔡保遠) 씨는 “공기 오염 때문에 밖에서 조깅을 하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 요가를 시작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시내 전체가 공사 중이라 주위에도 실내운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중국의 요가 바람은 단순히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방송(CCTV)에서는 매일 아침 요가 강좌를 방송한다. 서점에는 요가·필라테스 관련 서적과 DVD·VCD 등이 즐비하다. 청소년·임산부·남성·노인 등 대상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우나 요가·수중 요가 등 특색 있는 요가 학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함께 모여서 타이지취안을 하거나 손을 맞잡고 춤을 추며 건강과 우애를 함께 다지던 중국인들. 그들이 이제는 혼자 하는 운동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중국 사회의 개인주의 바람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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