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만 나지 않았어도  두가지 불운에 운 김중권
  • 편집국 ()
  • 승인 2000.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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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산불만 나지 않았어도... 두가지 불운에 운 김중권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토록 공들인 영남권 교두보 확보 전략이 끝내 무산되자 민주당 김중권 후보(경북 울진  봉화)진영에서는 이런 탄식이 흘러나와다. 그도 그럴 것이 선거전 후반에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약재가 이어졌다.

 그첫 번째는 민국당 후보로 나선 박영무 후보가 한나라당이 제기한 이중 당적 시비에 휘말려 도중 하차한 사건이 돌발 변수로 말미암아 김후보는 민국당 출현과 소지역주의(박씨는 봉화 출신)로 인한 최소한의 어부지리마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두 번째 악재는 강원도에서 시작해 총선 전날 울진원전 근처까지 다가온 산불. 이 때문에 밤을 새우며 산불 진화와 원전 점검에 나선 공무원과 한전 직원, 긴급 대피한 울진군 북면과 죽변면 주민 일부가 투표장에 못 나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지역에 특히 공을 들인 김후보로서는 애간장이 탈 노릇이었다.

당락을 가른 표차는 겨우 19표. 청와대와 김후보 주변에서 ‘산불만 나지 않았더라도’ 하는 탄식이 흘러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떨어져도 신나는 문학진 “잃어버린 내 표 반드시 찾겠다”
 “선거전 때보다도 더 신난다” 당선자가 아닌 낙선자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것도 역대 선거 사상 가장 적은 표차로 떨어진 후보의 이야기라면? 불과 3표차로 낙선한 문학진(민주당 경기도 광주)후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눈물을 흘려도 시원치 않을 문씨가 신바람을 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문씨는 대법원의 재검표 관정에서 반드시 당락이 뒤집히리라고 확신한다. 그럴 경우 그는 가장 불운한 낙선자에서 가장 극적인 당선자로 두 번이나 뉴스의 인물로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문씨가 기대하는 것은 당락 번복만이 아니다. 그는 “당락이 뒤집힌건 단순한 집계 실수가 아니었다. 개표 종사자들이 고의적이고도 계획적인 개표 부정을 저질렀으므로 이를 반드시 밝혀내고야 말겠다”라고 말했다.

 야당도 아닌 여당 후보가 개표 부정을 주장하는 데에는 지역의 특성과 복잡한 정황이 깔려있다. 이 지역은 본래 구여권 성향이 강한 데다, 문씨는 15대 때 하남에서 출마했던 이른바 외지인물, 이 때문에 지역 단체장과 공무원들이 상대 후보쪽에 줄을 섰고, 그런 역관권 선거가 끝내 개표 부정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문씨의 주장이다.

 문씨는 1988년 <한겨레신문>기자로 재직할 때 고문기술자로만 알려져 있던 이근안씨의 이름과 얼굴을 세상에 처음 알리는 특종기사를 써 냈다.


 
임종석의 또 다른 성공 진흙탕속 미소 작전
 전대협 의장을 지낸 1980년대 학생운동의 상징 임종석씨는 ‘16대 국회 최연소 당선, 전대협 세대 국회 진출, 386세대 정치 실험 성공의 상징적인 인무/d라는 이유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임씨의 당선이 더욱 값진게 평가되는 것은 5백여명에 이르는 ’순수한‘ 자원봉사자들의 활약과, 상대 비방을 자제하고 철저히 정책 대결로만 일관한 임씨의 선거운동이 돋보였기 때문. 심지어는 마주친 상대방 선거운동원들이 거칠게 비방할 때도 이들은 웃으며 손을 내밀곤 했다. 그런 상황이 여러번 반복 되자 상대방도 끝내는 손을 흔들어 화답하더라고. 임씨는 “누군가 울의 선거운동을 끝까지 지켜봤다면 우리가 얼마나 감동적인 축제를 치렀는지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깨끗한 선거운동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붙잡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386 리더 ‘관악 대통령’ 정치 개혁 주동자 될까
 김부겸 당선자(한나라당  경기 군표)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젊은 당선자 중에서도 특히 눈여겨볼 만한 인물로 꼽힌다.

 서울대 정치학과 76학번으로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학생운동 리더였던 김T는 학생들을 사로잡은 명연서로 유명했던 인물, 당시 서울대 학생들 상에서는 ‘관악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2년 만에 원내에 진출한 김씨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가 소신 있는 행보와 특유의 친화력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안팎의 젊은 386세대를로 부터 두루 리더십을 인정받는 인물 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외곽 청년 조직인 ‘미래를 위한 청년 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김씨는 이번에 출마한 여야의 젊은 당선자들과 함께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 내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이다. 김씨는 “젊은 당선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날치기나 거수기 등과 같은 낡은 정치 형태와 선을 확실히 긋고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강조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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