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남단의 낙지볶음집
  • 호주 호바트. 서명숙 기자 ()
  • 승인 1993.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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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볶음 숙주나물 잡채 김치 해물전골∙∙∙” 지구의 최남난 대륙 호주에서도 가장 남쪽에
떨어져 있는 태즈메이니아주 수도 호바트의 중심가에 자리한 ‘서울식당’의 메뉴판이다.  남한 총면적보다 약간 작은 이 섬에 사는 교민은 통틀어 1백여 명이고, 그 중 호바트에 거주하는 교민은 40여 명밖에 안된다.  교민을 주고객으로 하는 여느 교포 식당과는 달리 서울식당의 주고객은 태즈메이니아 현지인 들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 식당의 메뉴는 물론 음식맛조차 맵고 짠 전형적인 한국식이다. 

 9년전 사업가인 남편을 따라 이곳에 정착한 주인 윤세순씨(44)는 “우리 음식을 있는 그대로 내놓아야 이곳 사람들이 진짜 한국 음식을 알고 거기에 익숙해진다”는 논리로 한국식을 고집하고 있다.  그렇게 입맛이 길들여져서인지 단골 손님들은 낙지볶음이나 김치를 가장 즐겨 찾는다고 한다.  한국 식당 외에도 햄든 화랑을 운영하는 윤씨는 태즈메이니아의 도자기 예술가로부터 신망을 얻고 있다.  또순이 아줌마 윤씨는 “첫 10년은 이 사회에 뿌리 내리고, 다음 10년은 한국과 태즈메이니아의 문화 교류에 다리 노릇을 하겠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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