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산업’은 21세기 유망업종
  • 박성헌 · 오민수 기자 ()
  • 승인 199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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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 매니지먼트. 이른바 ‘스트레스 관리’가 정신의학의 울타리를 넘어 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때는 지난 60년대 초반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전직원들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스트레스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부터였다.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건강검진 외에 매년 스트레스에 관한 설문지를 돌려 건강에 위협을 주는 요소들을 찾아냈다고 한다. 75년이 미 항공우주국의 자체조사 결과, 이 프로그램의 실시로 종업원들의 93%가 건강이 향상됐다는 성과를 얻었다. 이밖에도 뉴욕전화회사·IBM·존슨 앤 존슨 등 미국 굴지의 기업들이 다투어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기업체를 고객으로 하는 스트레스관리 산업이 급성장을 거듭했다.

  현재 이 분야의 연간 시장규모는 미국의 경우 1백50달러, 우리 돈으로 10조5천억원이다 스트레스 관리 산업의 대표적인 상품은 직장인 스트레스를 일목 요연하게 파악, 생산성 제고에 참고할 수 있는 스트레스 인벤터리이다. 한 예로 스트레스 관리 전문업체인 PAR社는 조사·결과분석·경영자들의 이용방법 등을 모두 컴퓨터화한 프로그램을 개발, 기업에 팔고 있다.

  개인을 상대하는 스트레스 관리 상품도 유행하고 있다. 명상음악을 녹음한 각종 카세트 테이프, 스트레스 치료법을 소개한 비디오 테이프 등을 책자와 함께 파는 것이다.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 심지어 ‘비행기 공포증’ 치료를 위한 테이프까지 나와 있는 실정이다. 미국 불안장애협회에서 매월 발간하는 소책자에는 ‘자동차운전 공포증과 스트레스’라는 제목을 단 상품광고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일본도 이에 못지 않다. 일본에서는 이 분야의 전망도 밝아 스트레스 산업을 “21세가를 이끌어갈 유망산업”으로 꼽고 있을 정도이다. 일본의 과학잡지 《트리거》는 92년 2월호에 21세기를 주도할 미래 산업으로 각종 첨단기술·환경보존기술과 함께 스트레스 산업을 소개했다. 이 잡지가 소개한 상품 가운데는 사람의 뇌파를 이용해 스트레스 조절에 응용하는 흥미로운 것도 있다. 일본의 전자업체 파이어니어사가 개발한 ‘자기뇌파 피드백 광구동 장치’가 바로 그것이다. 이 상품은 이마에 붙은 센서로 사람의 뇌파상태를 알아내 광신호로 스트레스를 조절하게 돼 있다.

  국내의 스트레스 관리 산업은 이제 막 출발선에 들어선 상태이다. 본문에서 언급한 스트레스매니지먼트연구소(소장 이종목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최초로 이 분야에 뛰어든 스트레스 관리 산업체의 선발주자. 지난 89년에 설립된 스트레스매니지먼트연구소는 캐나다 일본의 스트레스 연구기관과 손잡고 국내기업체 직원의 스트레스 수준 측정과 강연, 기업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4명의 상근 직원과 외부 연구위원 10명이 있으며, 설립 이래 서비스를 해준 기업체만 해도 삼성반도체·럭키금성·호남정유 등 30여개 업체에 달한다.

  이밖에도 일본에선 이미 상품화돼 인기를 끌고 있는 ‘음악치료용’음반이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출반되기도 했다. 지난해 음반을 들여왔던 白雲茂씨(40)는 “‘금연’이라는 후속타를 준비중”이라면서 “국내에서도 스트레스 산업이 꽃 피울 날이 멀지 않았다”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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