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내세울 건 사물놀이 뿐인가
  • 고명희 기자 ()
  • 승인 199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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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해외 문화원은 도쿄,뉴욕,로스앤젤레스,파리 등 4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문화원들은과 모두 79년과 80년에 세워졌으며, 오는 10월‘공보원’이란 명칭으로 워싱턴에 개설되는 문화원을 제외하고는 최근 10년간 해외에 진출한 한국문화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공보처 문화과 김거태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문화원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도쿄와 파리 문화원은 한국어강좌에 주력하면서 나름대로 지역 특성에 따라 일을 추진해왔다고 한다.

  도쿄의 경우 지난해 3월 27,28 양일간 메이지대학에서 ‘제 1회 일한합동 역사교과서 연구회’의 학술세미나를 여는 등 왜곡된 한일문화관계를 바로잡는 데 애쓰고, 파리는 문화소개와 전통예술 공연에 큰 비중을 둔다고 한다. 뉴욕의 경우 지난해 ‘교사대상 한국문화 강좌’를 51회 열어 종교 민속 역사 경제 등 한국 문화를 총체적으로 다루었고,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이러한 활동은 꾸준히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각 문화원의 활동이 상투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도 높다. 한국을 알리는 공연단의 레퍼토리가 부채춤이나 사물놀이 등 이미 널리 알려진 전통예술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4개 문화원에서 펴내는 간행물을 살펴보면, 예나 지금이나 하나같이 부채춤이나 장구춤이 실려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거태과장은 “문화홍보를 위한 25억원 예산 중 문화원의 임대료만 18억원을 차지하여 실질예산은 7억원뿐”이라면서 문화원 활동이 답보상태에 있는 가장 큰 이유로‘예산 부족’을 꼽는다. 김과장은 한국을 소개하는 영상자료 신청 건수가 해마다 약30%씩 늘어나고 있어 올해 처음 별도로 도서 및 시청각 자료 구입비 4억5천만원을 책정했다고 한다.

  각국은 경제와  정치를 보완하는 미소작전으로 문화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문화원의 현주소는 아직 문화에 대한 인식조차 되어 있지 않아 문화전략은 아예 고려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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