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방문, 1회용 가능성 크다
  • 편집국 ()
  • 승인 199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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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전향적 태도, 범민족대회ㆍ美日과의 관계개선 노린 대외용 인상 짙어

 
 지난 85년 1차 이산가족 방문이 성사된 지 7년 만에 2차 고향방문이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이번 방문 역시 1차 때와 마찬가지로 1회적 행사에 그치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7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 양측은‘남북합의서 이행에 대한 첫선물을 민족 앞에 내놓으려는 염원으로??오는 광복절을기해 노부모 1백명, 예술인 70명, 그리고 기자ㆍ지원단 70명등 2백40명 규모의 고향방문단과 예술단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50세 이상 이산가족 △부모생존자 △직계자녀를 우선기준으로 1.5배수 정도를 선정한 뒤 북측과 협의후 방문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를 5월30일 열리는 고위급회담 교류협력분과위원회에서 북측에 제한하기로 했다.


이산가족 방문은 이번 회담의 유일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연락 사무소와 군사ㆍ경제ㆍ사회문화 공동위 구성은 기본합의서에 그 구성시한을 19일로 명시한 것으로 이에 실패할 경우 안팎으로부터 엄청난 압력이 예상되기 때문에 남북이 모두 공동위 구성으로 내몰린 측면이 강하다. 시한에 쫓긴 나머지 공동위구성 합의서의 내용이 충실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합의의 의미를 과소 평가할 이유는 없지만 합의과정자체가 남북한의 적극적이고 전향적 태도에 기초한 것은 아닌 셈이다. 그에 비하면 이산가족 방문 합의는 분명히 획기적인 것이다. 회담 시작 전까지만 해도 남북관계의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 하고 걱정들을 했었다. 이산가족 문제가 타결된 것은 북측의 갑작스런 태도변화 때문이다. 남측은 애초 이산가족이 제외된??8ㆍ15 경축방문단??을 제안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오히려??노부모방문단과 예술단??교환방문을 제의하고 나서리라는 사실을 알고 이산가족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이처럼 이산가족 문제에 전향적 태도를 보인 이유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올해 8월 범민족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를 북한의??통일전선적 인적 교류??로 규정하고 정치분과위를 통해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범민족대회류의 인적 교류에 대한 남측의 반발을 희석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88년 평양청년학생축전을 앞두고도 이산가족과 예술단의 방문을 제안한 바 있다. 두번째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북ㆍ일수교회담을 앞두고 남북관계의 진전을 전제조건으로 내건 일본을 상대로 회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사전포석의 성격이 강하다.


다만 북ㆍ일 관계가 급진전되는 것을 견제해온 미국과의 입장조정을 위해 이달 말 가네마루 신 자민당 부총재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 이전에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는 미국과의 관계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모든 해외공관에 대해 북한이 △시범사찰과 상호사찰을 받아들이고 △남북관계에 구체적 성과를 보이기 전까지는 모든 접촉을 중단하라는 훈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와 같은 압력을 의식한 북한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사찰대상시설 명세서를 조기에 제출했는가 하면 총리회담에서도 구체적 성과를 끌어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북한이빠르면 이달 안에 미군유해 30구를 판문점 군사정전위를 통해 미국측에 인도하겠다는 소식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같은 분석을 하고 보면 북측이??노부모방문단과 예술단??의 교환방문을 제안한 것은 기존의 공식통로를 통해 남북관계의 진전을 모색한 것이라기보다는 사실상 대외용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인적 교류를 기능주의적 통일방안의 가장 핵심적인 장치로 중시하면서 교류협력분과위를 통해 이산가족 방문의 실현에 총력을 기울여온 남측은 북측의 계산이 어떤 것이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이산가족 방문의 정례화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1회용으로 끝나고 말 공산이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례화가 가능하리라고 낙관하긴 힘들다. 북한은 미ㆍ일과의 협상과 금년 8월의 범민족대회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89년에는 평양청년학생축전을 앞두고 북한이 제안한 고향방문단 및 예술단의 교환방문이 혁명가극 〈피바다〉공연문제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한 관계자는??이번 회담 기간 동안 양측은 혁명가극과 같이 상대방을 자극하는 정치적 내용의 공연은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연총리가 폐막발언에서 이번 합의가 특례적인 것임을 강조한 것처럼 양측은 합의서 이행을 위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민족 앞에 내놓아야 할 큰 부담을 안고 있다??고 말해 이산가족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음을 낙관했다. 이번 방문이 장기적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분단의 고통을 대변하는 1천만 이산가족의 상봉문제가 정치적 흥정물로 취급되지 않고 제도적으로 정착되기까지는 아직 너무도 많은 장애가 있다.


“인공기 계속 휘날릴 것??
 대학가 집회에 인공기가 등장하자 대검과 경찰청이“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혐의로 관련자를 전원 구속 수사하라는??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 8일 전대협이 부산 동아대(아래)와 광주 전남대(위)에서 연??조국의 자주와 평화통일을 위한 학생추진위원회??출범식 행사장에 통일한반도기 태극기 인민공화국기를 나란히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산경찰청과 전남경찰청은 지난 9일 새벽 모두 5천6백여명의 경찰을 두 대학에 투입, 학생들과 충돌을 벌였다. 경찰은 이 행사의 주동자로 알려진 부산대 총학생회장 손병호씨와 전남대 총학생회장 송진환씨 등을 수배했다. 그러나 전대협은??경찰의 탄압을 예상했다.??국가보안법 안지키기 운동??의 일환으로 했을 뿐이다. 앞으로도 이 운동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혀 또 한번의 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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