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풀리자 미사일 고리
  • 변창섭 기자 ()
  • 승인 199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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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놀드 캔터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12일 서울에서 이상옥 외무부장관을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수출을 막기 위해 양국이“긴밀한 협조와 대응??을 할 것을 강조했다. 미국의 이 같은 요구에 이장관은??앞으로 계속 협의를 요하는 사항??이라고 밝혀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보여주지 않았다. 가뜩이나 핵문제로 삐걱대온 남북한 관계가 이 문제로 인해 자칫 궤도이탈을 할까 봐 염려한 것이다. 캔터 차관은 한마디로 북한의 미사일통제협약(MTCR) 가입을 요구한 것이다.

 미사일통제협약은 87년 4월 미국 주도로 영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서방 18개국이 조인한 것이다. 회원국은 사정거리 3백㎞ 이상, 탄두무게 5백㎏ 이상의 미사일 수출과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지침을 준수토록 돼 있다. 당연히 비회원국에 대해서 미사일통제협약은 강제력이나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미사일통제협약에 가입하도록 요청할 수는 있어도 강요할 수 없는 고민이 있다. 북한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미국 카네기재단 대표단에게 미사일통제협약에 가입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미사일통제협약 가입을 촉구하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수출이 세계평화에 위협이 된다는 명분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은 내심 미국 주도의 신세계전략에 북한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 정부는 북한 미성향의 중동국들에 1백50기 이상의 미사일을 판매해 45억달러 이상을 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나오는《무기통제의 오늘》4월호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 기술을 이용해 사정거리 6백㎞, 탄두무게 7백㎏ 인 스커드미사일C를 시험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년 안에 사정거리 1천㎞ 인‘노동1호??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도 노동1호가 일본 서부전역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북한 수교 협상에서 이 문제를 공식 거론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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