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5천명이 만났다"
  • 편집국 ()
  • 승인 199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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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의 허름한 뒷골목. 다방과 순대집이 몰려 있는 덕일빌딩 3층에‘한겨레 상봉회??가있다. 이산가족의 만남을 주선하는 민간단체인 한겨레 상봉회가 이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창신동 뒷골목은 모국을 찾아온 중국교포들이 생계를 꾸리기 위해 모여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겨레 상봉회는 중국교포들과 그들의 국내 친인척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곳이다. 한겨레상봉회의 회장 金學俊씨(32)는 고아와 다름없이 자라나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하고 이 일을 시작했다. 그는 군대를 제대한 후 어려서 헤어진 두 누나를 찾아 헤맸었다. 스스로 6개월만에 누나들을 찾아 상봉한 후 헤어져 사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일이 얼마나 근사한 일일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88년5월경 김씨는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고 헤어진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일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로부터 4년 동안 그는 5천여명의 만남을 주선했다.

 요즘 그는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의 생사를 확인해주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프로야구 해태팀 김응룡 감독의 모친이 북한에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해준 일도 보람 있는 일로 손꼽힌다. 얼마 전에는 6?25전쟁 당시 빨치산 활동을 하다 월북한 우모씨가 중국교포를 통해 친지의 생존 여부를 부탁해와 한국에 형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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