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이 열린다, 마음이 열린다
  • 이성남 차장대우 ()
  • 승인 1993.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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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 구호와 더불어 뇌리에 박혀 있는 ‘절대녹화, 입산금지’의 신화가 깨졌다. 최근 산림청은 70년대 이후 주창해온 이 철통 같은 구호 대신에 그동안 인적이 닿지 않아서 잘 보존된 ‘자연 휴양림’ 안으로 사람들을 손짓하고 있다.

 자연 휴양림은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깊으며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있는 국유림·군유림·도유림·시유림을 대상으로 88년부터 조성되었다. 89년에 유명산(강원) 대관령(강원) 용추 계곡(경기) 이천(경남) 등 4개소가 처음 개방된 뒤로 국민 휴식 공간으로 자리를 굳히며 전국으로 확산되어 현재 26개소가 휴양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강원도 미천골 자연 휴양림은 면적이 3천2백ha에 이른다. 두 번째로 큰 대관령 자연 휴양림은 1천6백ha이고, 총면적 1천1백ha인 용추계곡이 세 번째로 크다.

 자연 휴양림 안에는 이용객이 머무는 동안 불편하지 않도록 산책로·야영장·산림욕장·산막·주차장 같은 편의 시설이 마련돼 있다. 또 어린이놀이터·물놀이터·체력단련 시설 같은 체육 시설과 자연관찰원·임간수련장·야외교실 같은 교육 시설을 갖추고 있다.

쓰레기 문제 골치… 올해부터 사용료 받아

 삽상한 바람과 서늘한 물 소리를 즐기려는 이용객들도 해마다 크게 늘어나 첫해인 89년에는 4만4천명, 90년 62만4천명(8개소), 91년 81만5천명(14개소), 92년 1백 3만명(21개소) 등 총 25만여명이 자연 휴양림에 들렀다.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관리 차원에서 가장 큰 골칫덩이로 떠오른 것은 쓰레기 수거 문제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유명산 자연 휴양림의 경우, 주말이면 5백~1천명의 관광객이 몰려와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있어 오염이 심각하다. 92년 개장한 뒤로 지금까지 2만명이 다녀간 청태산 자연 휴양림도 마찬가지다. 김진영 관리소장은 “휴양림에는 식당이 없는 까닭에 이용객들이 일회용품을 가져와 사용하고 아무 곳에나 버리고 가는 바람에 이를 치우는 데 어려움이 많다”라고 말한다. 김소장은 또 “휴양림의 개념을 정확하게 모르고 유원지나 관광지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이용객 중에는 등산·자연관찰·산림욕 같은 휴양림 고유의 정취를 맛보려 하지 않고 ‘구경할 만한 곳을 찾아서’ 자동차로 한바퀴 빙 둘러보고 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무료로 개방해온 자연 휴양림에 이용객이 몰리면서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자 산림청은 올해부터 입장료와 시설이용료를 받기로 방침을 바꿨다. 입장료는 어른 6백원, 청소년 4백원, 어린이 2백원이다. 야영장의 텐트를 빌리는 값은 1일 3천원이며, 산막은 1일 사용료가 4인용 1만5천원, 5~8인용은 2만원, 9~14인용은 2만5천원, 15인용은 3만원이다. 주차료는 1일 기준 중·소형차가 2천원, 대형차가 4천원. 유명산·중미산·청태산 자연 휴양림은 국내 최초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오토캠프장 시설을 갖추어 놓아 자가운전자의 관심을 끈다. 오토캠프장에서 숙박하려는 이들은 사전에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 여름 방학 기간인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는 예약이 이미 끝난 곳도 있으므로 미리 현지 사정을 확인한 뒤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기도

 유명산 자연 휴양림 :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가일리. 8백90ha. 청평 호수를 낀 최상의 드라이브 코스 경유. 산막 2동·야영장 1개소(1천명 수용)·오토캠프장 1개소(2백50명, 50대). 캠프파이어장·체력단련장·산림욕장·임간수련장(1회 60명 수용).

 중미산 자연 휴양림 :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4백3ha. 농다치 정상에서 바라보는, 인접한 산과 남한강이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다. 산막 9동·야영장 5개소(1천명)·오토캠프장 1개소(1백명, 20대). 삼림욕장·캠프파이어장·자연관찰원·산지과수원·표고재배장.

 용추 계곡 자연 휴양림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1천1백ha. 옥계구곡이라 일컫는 절경 아홉군데가 있다. 야영장 2개소(2백50명)·산림욕장·체력단련장.

 축령산 자연 휴양림 : 경기도 남양주군 수동면 외방리. 7백71ha. 깍아지른 듯한 벼랑과 맑은 계곡이 조화를 이룬 휴양림. 야영장 1개소(2백명)·산림욕장·캠프파이어장·자연관찰원·물놀이장.

강원도

 청태산 자연 휴양림 :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4백3ha. 울창한 잣나무 숲 삼림욕장이 자랑거리. 야영장 3개소(2백50명)·산막 6동·오토캠프장 1개소(1백명, 20대). 삼림욕장·체력단련장·임간수련장(80명)·물놀이터.

 삼봉 자연 휴양림 :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 9백29ha. 내린천에 천연기념물 74호인 열목어가 서식하며 삼봉약수터가 있다. 야영장 1개소(1천명)·산막 6동·산장 1동(1백명). 삼림욕장·물놀이터·어린이놀이터.

 대관령 자연 휴양림 : 강원도 명주군 성산면 어흘리. 1천6백33ha. 동해안 해수욕장과 오대산·설악산이 인접해 있다. 야영장 2개소(2백명)·물놀이장·산림욕장·임간수련장(60명).

 미천골 자연 휴양림 : 강원도 양양군 서면 황이리. 5백70ha. 신라시대 유적인 선림원지 및 불바라기 약수와 토종벌 보호구역이 있다. 야영장 2개소(2백명)·산막 8동·자연관찰원·산림욕장·물놀이터.

 치악산 자연 휴양림 :강원도 원주군 판부면 금대리. 1백70ha. 전망대에 오르면 보은 전설이 서려 있는 남대봉을 관망할 수 있다. 야영장 3개소(4백20명)·물놀이터·전망대·산림욕장·채력단련장.

충청북도

 박달재 자연 휴양림 : 충북 제천군 백운면 평동리. 1백70ha. 산정에 시원한 옹달샘 약수가, 동쪽에 천주교 베론 성지가 있다. 산막 5동·야영장 4개소(2백명)·산림욕장·어린이놀이터·체력단련장·자연관찰원.

 장용산 자연 휴양림 : 충북 옥천군 군서명 금산리. 1백56ha. 기암괴석이 즐비하며 천연기념물 238호인 어름치가 서식. 야영장 1개소(1백명)·산막 2동·전망대·산림욕장·어린이놀이터·자연관찰원·임산물판매장.

충청남도

 만인산 자연 휴양림 : 대전시 동구 하소동. 1백85ha. 산세가 수려하여 조선조 이태조와 왕자의 태를 모셨던 도시 근교 휴양림. 산막 1동·야영장 1개소(2백30명)·산림욕장·체력단련장.

 칠갑산 자연 휴양림 : 충남 청양군 대치면 광대리. 70ha. 인근에 신라 보조법사가 창건한 장곡사와 냉천 계곡·천장 호수가 있다. 대치터널~칠갑산장~정상~아흔아홉골~장곡사로 이어지는 수려한 등산코스는 유명하다. 산막 1동·야영장 1개소(50명)·캠프파이어장·체력단련장·수목원·물놀이터·표고버섯재배장.

 만수산 자연 휴양림 : 충남 부여군 외산면 삼산리. 1백90ha. 매월당 김시습의 얼이 서린 곳으로 근처에 무량사가 있다. 합숙소(40명)·야영장 1개소(3백명)·산막 2동·산림욕장·물놀이터·체력단련장·자연관찰원.

경상북도

 청송 자연 휴양림 : 경북 청송군 부남면 대전리. 2백11ha. 31번 국도가 휴양림을 관통하고 있어 교통 편리. 주왕산·달기 약수와 연결. 산막 4동·야영장 1개소(5백명)·산림욕장·물놀이터·체력단련장·전망대.

 토함산 자연 휴양림 : 경북 경주군 양북면 장항리. 1백23ha. 인근에 열목어가 서식하는 백천 계곡과 오전 약수, 현불사가 있다. 산막 3동·야영장 3개소(4백명)·산림욕장·체력단련장·임간수련장·물놀이터.

 통고산 자연 휴양림 : 경북 울진군 서면 쌍전리. 7백44ha. 불영 계곡의 풍화된 흰빛 화강암이 장관. 신라 고찰 불영사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157호인 굴참나무 군락지가 있다. 산막 3동·야영장 2개소(2백명)·체력단련장·산림욕장·임간수련장(40명)·물놀이장.

경상남도

 이천 자연 휴양림 : 경남 울산군 상북면 이천리. 7백61ha. 기우제 전설이 있는 파래소 폭포와 신라 고찰 석남사가 있다. 산막 1동·야영장 3개소(5백명)·산림욕장·전망대.

 용추 자연 휴양림 : 경남 함양군 안의면 상원리. 1백59ha. 웅장한 용추 폭포와 용추사, 무학대사의 일화가 얽힌 은신암이 있다. 야영장 1개소(1백명)·산림욕장·체력단련장.

 거제 자연 휴양림 : 경남 거제군 동부면 구천리. 1백20ha. 거제산 최고봉 노자산에 있어 해금강·학동 몽돌 해수욕장·한산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산막 8동·야영장 1개소(3백명)·산림욕장·물놀이터·자연관찰원·전망대·임산물판매장.

전라북도

 대아 자연 휴양림 :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1백50hA. 운암산과 대아 저수지가 빚어내는 경관이 아름답다. 야영장 1개소(1백명)·산막 1동·산림욕장·체력단련장·야외교실·어린이놀이터.

 와룡 자연 휴양림 : 전북 장수군 천천면 와룡리. 1백2ha. 주변에 80개 돌탑군으로 유명한 마이산과 논개 사당이 있다. 산막 3동 ·야영장 4개소(3백명)·산림욕장·물놀이터.
전라남도

백아산 자연 휴양림 : 전남 화순군 북면 노치리. 1백ha. 광주-무등산-광주호-포도원-화순 온천을 잇는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 관리사 1동(20명)·야영장 1개소(3백명)·야외교실·약수터·체력단련장·어린이놀이터.

 유치 자연 휴양림 : 전남 장흥군 유치면 신월리. 1백ha. 신라 보조선사가 창건한 조계종 총본산 보림사가 있다. 산막 3동·야영장 1개소(1백명)·어린이놀이터·전망대·산림욕장·체력단련장.

제주도

 서귀포 자연 휴양림 : 제주시 서귀포시 대포동. 3백50ha. 북으로 백록담과 영실기암, 남으로 서귀포 시가지와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한 최남단의 자연 휴양림으로 온·난대 수종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야영장 1개소(1백명)·산림욕장·체력단련장·야외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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