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부총리 ‘3無’로 눈총 무소신·무기력·무대응
  • 편집국 ()
  • 승인 1993.08.19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마당

이경식 부총리 ‘3無’로 눈총 무소신·무기력·무대응
이경식 경제기획원장관 김 부총리의 ‘무소신·무기력’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이는 요즘 관가에서 이부총리를 보는 시각이다. 돈도 엄청나게 풀고 ‘신경제 1백일 계획’ ‘신경제 5개년 계획’등 거창한 청사진을 제시해 놓았지만, 막상 경제 정책의 최고 책임자이자 조정자인 이부총리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부총리의 ‘무기력’을 처음 거론한 대목은 신경제의 골간과 세부를 일일이 설계·감리한 朴在潤 청와대 경제수석의 주도력에 휘말려 제 목소리를 전혀 내지 못한다는 비판론이었다. 박수석이 애초부터 자신의 입김과 영향력이 확실하게 미칠 인물을 경제팀장으로 밀었다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반면 “박수석의 지나친 파고들기로 이부총리가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게 아니냐”는 동정론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이부총리의 ‘무소신’은 이런 상황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의 허약한 위상을 여실히 드러낸 지난 6월 경 제 3개 부처 합동 기자회견 이후 청와대측은 이부총리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는 여러 가지 배려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 가운데 하나가 1주일에 두 번 대통령과의 독대다. 박수석도 상당히 뒤로 빠지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부총리의 무소신과 무기력증은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있다. 최근 李仁濟 노동부장관이 발표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다시 재연될 경제 부처 내의 갈등과 불협화음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70년대에 청와대 수석을 두 번이나 역임한 뒤 국영기업체와 사기업의 장을 두루 거친 이부총리. 그의 무소신은 상황 탓인가, 성격 탓인가. 그도 저도 아니면 ‘신경제 스타일’인가. 그를 지켜보는 주변의 궁금증이다.

《시사저널》여론조사 ‘일파만파’
환경처는 ‘항의성’ 전화까지 걸어

《시사저널》이 제197호 커버 스토리로 다룬 ‘황인성 내각 평가’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각 일간지는 가십란을 통해 여론 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만화가 칼럼에 이를 인용하기도 했다. 또한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여론조사 결과 자질·능력·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목된 장관들의 반응을 보고하기도 했다.

 독자들로부터는 좋은 기획이었다는 칭찬과 함께, 여론조사 대상이 특정 집단(사회과 학자)이라는 점과 표본 규모(1백명)가 너무 작다는 지적도 받았다. 보도 경위를 알아보라는 총리실의 지시를 받은 공보처의 한 관계자는 본사측에 기획 의도를 조심스럽게 타진해 왔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커버 스토리 기사의 특정 부분을 들어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으나, 기자의 설명을 듣고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문제 장관’ 1위로 지목된 황산성 장관의 환경처는 직·간접으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질문 내용이 너무 부정적이었던 것이 아니냐, 여성 장관에 대한 편견이 아니냐는 것이 항의성 문의 전화의 내용이었다. 기자가 여성 응답자의 반응 등 여론 조사의 세부 내용을 알려 주자 상대방은 누그러졌다. 기사의 파문과 관련해 김영삼 대통령은〈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각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기부는 역시 안기부
개혁 수세 몰리자 대비책 부심

金 悳 국가안전기획부장은 최근 각 부서에 특별 지시를 내렸다. 내용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각국 지도자들이 국가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 정리해 보고하라는 것이다. 김부장은 최근 들어 부쩍 직원들에게 위기 의식을 가지라고 강조한다고 한다.

 안기부장이 이처럼 위기 의식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김영삼 정권의 개혁 정책이 수세 국면에 접어들면서 혹시 닥칠지도 모르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안기부는 매일 아침 대통령에게 A4 용지 40쪽 분량으로 파란색 표지가 붙은 B상보(B급 상황보고서)를 올린다. 안기부장은 주 1회 대통령의 관심 사항을 담은 ‘특상보’를 갖고 대통령과 독대한다.

 취임 초기 김영삼 대통령은 안기부의 정보 보고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으나 요즘은 주로 안기부의 정보에 의존하여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주석궁은 영구 임대주택입네다”
김일성 풍자 유머집 나와

청와대에서 남북 정상이 회담을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을 먹게 되었다. 칼국수가 나오자 김일성은 측은하다는 듯이 말을 건넸다. “칼국수나 드시고 고생이 많소!” 마음이 언짢아진 김영삼 대통령이 식후에 청와대를 구경시켜 주었다. “어때요, 멋있지 않습니까? 웅대한 초현대식 미와 전통적 아름다움을 조화시켜 만든 것이지요.” 김대통령의 대답에 김일성이 코웃음을 쳤다. “이거야 기껏해야 5년짜리 임대 주택 아닙네까? 제 주석궁은 영구 임대 주택입네다.”

 이 글은 최근 출간된 김일성 시리즈 1탄 《확 까발리갔시요》의 한 대목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YS는 못말려》와 《굿모닝 DJ》에 이어 나온 이 정치 풍자집은, 통일 직전의 남북 상황과 통일 후의 모습을 현실에 접목시켜 독특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저자 김혜남씨는 이미 나온 ‘김영삼 시리즈’에도 깊이 관여했던 자유 기고가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