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 ‘페놀’도 잘쓰면 약
  • 이?학 (머시메디칼재단 防災工醫學연구소장) ()
  • 승인 199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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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제·항암제 등 의약품 원료…상수도 소독제인 염소가 독성 더 강해

 지난달 발생한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은 우리가 식수오염의 위협에 얼마나 취약하게 노출돼있는가를 실감시켜 주었다. 그 결과 일반국민과 기업, 정부는 공해의 위협에 대해 모처럼 심각하게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번 두산전자의 페놀방류사건이 페놀類를 종류·농도·양에 관계없이 발암물질로 잘못 단정한 언론보도로 증폭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선 페놀류는 대한약전에도 있을 정도로 안전하며 여러 가지 의약품의 원료로 쓰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페놀리시놀산은 후두결핵치료제로, 페놀아미노페놀은 해열제로, 페놀프탈올은 소장운동촉진제로 쓰인다. 또한 페놀리크훽텀은 局所止血劑, 페놀프탈레인은 瀉下劑, 페놀설혼익산은 장내 살균제로 각각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페놀 6g에 증류수 1천㎖를 섞어 한번에 6㎎을 주사하는 신장 및 간장기능 검사용의 정맥 및 근육주사제로 사용하며, 페놀 35%를 장뇌에 섞어 치통소양제로 사용하고 있다.

 페놀류 가운데는 암 발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도 있다. 양파 감자 버섯에 있는 효소體와 녹차 안에 있는 폴리페놀은 대장암 등 암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페놀은 인체의 세포 내에도 효소형태로 존재하여 쇼크와 糖質조절에 관여하고 페놀설파효소가 부족하면 이염성백질발육이상 및 점액다당류 축적증에 걸린다.

 페놀은 1934년 처음 합성된 이래 의약품 외에도 염료 살리실산 에폭실수지 카보네이트 수지 원료로 사용되어왔다. 이렇게 페놀은 의약품 등에 쓰이지만 페놀가스나 분진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다량을 흡입하는 것은 인체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가스 또는 분진상태의 페놀을 3개월 동안 매일 흡입하거나 페놀을 3개월 동안 매일 흡입하거나 피부에 접촉하면 전신권태 피부발진 불면증 신경불안증이 나타난다. 물 1천ℓ에 페놀이 19㎎ 이상 섞인 페놀수는 구토증 복통 설사 한기 등 페놀증후군을 일으키고 만성이 되면 소화기장애를 초래한다. 97.5%의 페놀수를 7㎖ 먹으면 사망한다.

 상수도 정수소독제로 쓰이는 염소는 페놀보다 독성이 강하나 산화력 살균력은 좋다. 염소는 종이펄프 섬유를 표백하는 데 쓰인다. 또 염화비닐과 염화비닐리텐의 합성원료로 tM이며, 광석 정련용과 금속티탄 금속마그네슘 제련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클로로페놀과 같이 살충제의 원료로 쓰이며 살인용 독개스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페놀·클로로페놀류는 암·기형아와 무관
 염소는 개스상태로 1PPM 이하면 별다른 해독이 없으나 2PPM이 넘으면 눈물이 흐르고 기침이 나며 콧물이 나온다. 5PPM이 넘으면 호흡이 답답하고 눈을 뜨지 못한다. 10PPM이 넘으면 눈의 각막이 상하고 肺胞가 심하게 손상을 입는다. 30PPM이 되면 의식을 잃고 생명이 위독하며 40PPM으로 1시간이면 사망한다.

 액화염소는 묽은 것도 齒牙酸蝕을 일으키며 피부에 닿으면 凍傷과 火傷을 입히는 등 페놀류보다 훨씬 위험하다. 대다수의 국가에서 이 물질을 상수도용 살균제로사용하고 있으나 페놀류나 클로로페놀과는 달리 트리할로메탄이란 발암물질을 생성시켜 끓여먹지 않으면 유해한 물질이다. 따라서 수돗물을 주전자 뚜껑을 열고 보리나 결명자를 넣고 끓여 먹어야 한다.

 다시수원지에서 생성된 클로로페놀은 염소보다 독성이 약하나 페놀류와는 독성이 비슷하다. 이번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으로 정수과정에서 클로로페놀 0.0087PPM이 섞인 물이 공급돼 이 물을 마신 사람들이 복통 두통 구토 검은색설사 피부발진 가려움증 등 클로로페놀증후군을 보였다.

 특수한 기법을 사용하면 페놀과 염소화합물을 14종 정도 얻을 수 있으나 이번 다사수원지 같이 단순히 페놀류가 섞인 물을 염소처리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은 ‘2가클로로페놀’ ‘4가클로로페놀’ ‘2,4가클롤로페놀’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飮用水質가이드라인에 의하면 ‘2가클로로페놀’과 ‘4가클로로페놀’은 독성이 전혀 없고 ‘2,4가클롤로페놀’만 페놀류 정도의 독성이 있어 그 허용치를 3PPM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오염된 물을 마신 사람에게 나타난 증후군 양태로보아 그 원인이 세 물질 중 하나로 보이는데 91년 2월 현재 페놀류는 물론 이들 클로로페놀류도 암이나 기형아와 관계가 있다는 사례나 임상의학적 생화학적 醫물리학적 연구보고는 全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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