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관광객 ‘북적’ 92년 여행자의 절반 넘어
  • 남유철 기자 ()
  • 승인 1993.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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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아시아인 관광객 ‘북적’ 92년 여행자의 절반 넘어

아시아의 최대 관광객은 아시아인 자신들이다. 홍콩의 한 여행협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작년도 아시아를 찾은 5천만명 이상의 여행자 중 56%가 아시아인이었다. 지난 10년간 아시아 관광 산업은 연평균 9%라는 놀라운 증가세를 보여 왔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은 4.7%, 유럽은 7.9% 성장률에 그쳤다.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져있는 일본과 유럽의 관광객은 줄고 있다. 그러나 신흥공업국을 비롯한 아시아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어, 관광산업 역시 꾸준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아시아에서 순수 관광객을 포함한 해외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홍콩이다. 작년 한 해 약 7백만명이 홍콩을 방문했다. 이는 지난 91년에 비해 16%가 늘어난 수치이다. 홍콩의 뒤를 상가포르가 바짝 쫓고 있다. 작년 한 해 5백90만명이 싱가포르를 방문해 전년에 비해 10%가 증가했다. 방문자 중 70% 가량은 아시아인이다. 방문자 수가 전년에 비해 19% 증가한 인도네시아의 경우도 작년 한 해 방문객 3백10만명 중 65% 가량이 아시아인이었다.

 공격적인 관광 홍보를 시작한 필리핀은 그 성과가 두드러진다. 전년에 비해 21%가 증가한 필리핀 관광객 수는 1백20만명에 달했다. 필리핀 관광객 중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인은 절반에 못미치고, 미국인과 일본인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정정이 불안했던 태국은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 그 여파가 이웃 나라까지 미쳤다고 여행업계는 지적한다. 연평균 두자리수 증가세를 보여온 태국 관광객 수는 작년 0.3% 증가에 그쳤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여성 여행자도 크게 늘고 있다. 작년 한 해 일본 여행자 중 42%가 여성이었다. 지난 91년 여성 해외 여행자가 28%에 불과했던 한국도 여성 여행자 수가 작년에 비해 41%나 증가하는 급신장세를 보였다. 많은 아시아 여성들이 취업을 하고 전문직에 진출하면서 여성 여행자 수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마케팅
잭슨 앞세운 펩시 공세, 성추문으로 물거품

마이클 잭슨의 ‘위험한 여행’(잭슨의 아시아 공연에 붙여진 이름)이 후원사인 펩시콜라에게 정말 위험한 공연이 돼버렸다. 잭슨을 동원해 대대적 선전을 벌여온 펩시는, 잭슨이 어린이 성추행 혐의로 미국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되자, 자사 제품의 이미지가 손상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펩시콜라는 잭슨 공연을 계기로 아시아 시장에서 코카콜라를 완전히 따돌린다는 야심찬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방콕 공연을 앞두고 펩시는 엄청난 광고 공세를 펼쳤고, 그 결과 태국에서 펩시의 판매량이 16%나 급증했다. 5억달러에 달하는 태국 청량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를 단 2개월 만에 앞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잭슨이 성추행 혐의를 받자, 펩시콜라 대변인은 재빨리 잭슨과 체결한 홍보 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수세에 몰렸던 코카콜라는 역공할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잭슨이 탈수증 때문에 태국 공연을 두차례나 연기하자, 코카콜라는 즉각 “탈수? 거기에는 언제나 코카콜라가 있습니다”라는 광고 문안으로 반격을 가했다.


■ 미국
수출부진·경기침체 악순환 계속

클린턴 행정부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무역적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수출은 급격한 감소세를 보여, 지난 6월 무역적자는 5월의 83억8천만달러에서 1백20억6천만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 88년 2월 이후 ‘최악의 무역적자’라고 상무부는 밝혔다. 수출이 부진한 까닭은 유럽의 경기침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은 미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시장인데도 거의 모든 유럽 국가에 대한 수출이 급감했다. 반면 개발도상국에 대한 수출은 호조를 보여, 멕시코에 대한 수출은 4.2%가 늘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수출 호조가 선진국에서의 부진을 보상해 주지는 못했다는 게 상무부의 설명이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악화되는 무역적자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극히 저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제로 성장에 그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지난 1/4분기 미국 경제는 0.6% 성장에 그쳤다. 개선되지 않는 미국의 수출은 제조업 약화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미국 경제학자들은 주장한다. 미국 제조업이 근본적으로 강화되진 않는 한 경기회복도 어렵다는 논리이다.
南裕喆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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