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통일접근 의지 천명
  • 편집국 ()
  • 승인 1990.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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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泰愚대통령 연두회견 - 팀스피리트훈련 축소, 북한 참관 초청도

 盧泰愚대통령이 10일 오전 전 국무위원을 배석시킨 가운데 가진 연두기자회견은 90년대를 여는 첫해의 연두회견이어서 한층 관심을 끌었다. 마침 정국에는 정계개편의 바람이 일고 있고 지방자치제의 개막이 예고되고 있어 노대통령이 정계개편문제에 대해 어떤 내용의 구도를 펼칠 것인가 국민들은 궁금해 하던 터였다.

그러나 노태우대통령은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낭독한 연두회견문을 통해 무엇보다 남북의 관계개선을 위한 조치를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남북대화의 걸림돌이 되는 팀스피리트훈련 문제를 언급하면서 남북대화와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성의를 보이기 위해 팀스피리트훈련을 축소하여 실시하기로 한·미간에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특히 노대통령은 방어목적의 이훈련을 직접 참관하도록 북한·중국 및 중립국감시단 4개국을 초청한다고 제의하고 북한도 그들이 설시하고 있는 군사훈련에 우리를 초청하라고 촉구했다.

노대통령이 팀스피리트훈련의 축소를 밝힌 것은 90년에 활발해질 남북간의 각종 회담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집권중기에 접어든 노대통령은 또 앞으로 남은 3년 임기 동안 국내외의 거센변화와 시련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민주주의의 새로운 질서위에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떨어져 성장?수출?국제수지 흑자가 급락하고 있는 최근의 경제상황을 ‘경제위기’로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는데 무엇보다 각 계층간의 ‘사회적 합의’와 ‘산업평화’의 실현이 시급한 과제임을 밝혔다.

노태우대통령은 이같은 ‘사회적 합의’를 달성하기 위한 처방으로 금융실명제·종합토지과세 등 6대 경제정책을 펼쳐보였으나, 정계개편 등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올해 地方自治를 실시하여 지방화 시대를 열겠다”고만 언급했다.

다음은 노대통령의 연두회견 요지이다.

<희망의 사회건설> 정부는 우리 경제의 갈등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경제개혁을 착실히 이루어나갈 것입니다. 첫째,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제도적 개혁을 밀고 나갈 것입니다. 올해부터 토지공개념 관련법률과 종합토지과세를 차질없이 시행할 것입니다. 금융실명제도 단계적으로 실시하여 금융자산 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시행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와 아울러 정부는 제2단계 세제개혁을 추진할 것입니다. 둘째,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할 것입니다. 또한 소요와 경영이 분리되도록 유도하여 근대적 경영구조가 뿌리내리도록 할 것입니다. 셋째, 92년까지 주택 2백만호를 건설하여 주택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및 분양주택을 공공부문에서 이 기간중 90만채 건설합니다. 특히 근로자를 위해 ‘근로복지주택’ 15만호와 임대아파트 10만호를 공단주변에 짓습니다. 이렇게 되면 10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한 사람은 누구든지 내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됩니다. 넷째, 92년까지 16조원을 투입하여 농어촌 종합발전대책을 추진합니다. 다섯째, 올해 지방자치의 실시와 함께 경제·행정·교육·문화의 기능이 지방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국가발전의 힘이 지방으로부터 창출되는 지방화 시대를 열 것입니다. 여섯째, 국토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도로·철도·항만 등 사회간접시설을, 커가는 경제규모에 모자람이 없도록 확충할 것입니다. 서해안을 주축으로 대대적인 간척사업을 벌여 협소한 국토를 확장할 것입니다.

<5대 당면과제 해결> 나는 국민생활과 직결되어 있으며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시급히 서둘러야 할 민생치안·교육개혁·과학기술진흥·깨끗한 환경보전·교통난의 개선, 이 다섯가지 과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입니다.

<화해와 통일을 향하여> 자유와 번영을 향해 혁명적인 변혁을 몰아온 동유럽의 물결은 머지 않아 북한에도 미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변화가 북한에서 질서있고 평화적으로 진행되기를 희망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으나 북한의 최고당국자가 새해들어 남북간의 자유왕래와 전면 개방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나는 이를 환영합니다. 민족통합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이 문제는 남북당국, 특히 그 최고책임자간의 회담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이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확신하며 북한당국이 이에 응해 오기를 거듭 촉구합니다. 자유왕래·전면개방의 합의에 시간이 걸린다면 우선, 서신교환과 전화통화, 남북이산가족들의 자유로운 왕래부터라도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산가족 모두가 어렵다면 60세 이상 나이든 분이라도 당장 고향을 찾아볼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측이 성의를 보일 것을 촉구하며 통행·통신협정의 체결을 추진할 것입니다. 북한이 응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금강산을 포함한 관광자원 등을 공동개발하는 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남북한간의 물자교역도 계속 추진하여 경제공동체 형성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해나갈 것입니다.

남북대화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우리의 성의를 보이기 위해 올해 팀스피리트 훈련은 축소하여 실시하기로 한·미간에 합의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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