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확충위한 근본대책 필요하다
  • 김형계 음악평론가 ()
  • 승인 1990.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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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공공건물을 공연장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연주자와 청중이 만나는 자리가 연주회장이고 이 연주회장에서 비로소 연주행위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연주활동은 음악예술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건이고 연주활동은 무대 공간의 확보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무대 공간의 부족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연간 약 1천2백회의 연주회가 열리고 있으나 이는 사용 신청 건수의 3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연주를 하고 싶어도 장소를 얻지 못해 연주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결국 활발한 연주활동이 무대 공간의 절대 부족으로 제약을 받게 되고 정책당국이나 행정당국의 시설지원 미비가 오히려 음악예술 발전을 막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주로 음악회장으로 사용해온, 그나마 음악계 자체 대관신청의 4분의 1밖에 소화해오지 못한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을 최근 연극과 그밖의 다른 예술 분야에 대관을 허용하기로 하루아침에 운영방침을 변경한 것은 서울시 당국의 문화행정에 대한 무정견을 그대로 반영한 시책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그간 주로 연극공연 무대로 사용해 온 세종문화회관 별관을 서울시 의회 의사당으로 사용하기 위해 용도변경을 한 데 따른 연극계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미봉책으로 취해진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공연예술의 활성화에 필수적인 공연장의 건립과 단기적으로는 시 공공건물을 공연장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국립극장, 문예회관에 이어 세종문화회관 마저 잃게 된다면 음악계는 설 땅을 잃게 되고 결과적으로 연주활동의 위축을 초래하게 된다는 데서 그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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