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민 부총재 자리다툼 뜨겁다
  • 이홍환 기자 ()
  • 승인 199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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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 전당대회 앞두고 3대1 경쟁 … “입지강화의 호기” 대부분 ‘자천’ 출마

 자리는 5개인데 앉으려는 사람은 18명 정도. 경쟁률은 3대1이 넘는다. 평민당 전당대회 날짜가 2월27, 28일로 잡히면서 부총재 선거열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다.

 부총재는 당헌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약간명을 선출하도록 되어 있으나 아직까지 선출방식이나 인원수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대부분의 당직자들이 당내민주화를 위해서라도 총재의 지명을 배제하고 완전경선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연기명에 의한 경선쪽으로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다. 그러나 연기명이 될 경우 후보예상자가 난립되어 있는데다가 표 분산이 심해 자칫 난맥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金大中총재가 당력을 집중시켜 효율적으로 당을 끌어갈 수 있도록 단기명에 의한 일부경선으로 3~4명만 선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완전 경선하자” 목소리 높아
 현재까지 부총재 경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朴英淑 · 趙尹衡 · 催泳謹 · 孫周恒 · 朴永祿 현 부총재 5명 이외에, 文東煥,朴鐘泰.洪英基,盧承煥,金令培,鄭大哲,許京萬,柳晙相,愼順範,趙世衡.金得洙의원 등과 원외의 李龍熙 당무지도합동회의의장, 韓英洙당무의원 등이다.

 그러나 이들 출마예상자 모두가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부총재를 노린다기보다는 자기과시용 출마이거나, 5월의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와 당직을 겨냥한 사전 포석용 출마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막상 전당대회가 임박하면 출마후보는 대폭 줄어들것으로 예상된다.

 朴英淑부총재는 여성과 재야대표라는 일정지분을 가지고 있고, 平民硏이 당내 입지를 계산해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 확실하다. 徐敬元의원 사건으로 수석부총재직에서 물러난 文東煥고문의 경우, 그동안 그가 보여준 정치력에 한계가 있다는 당료파들의 비판이 만만치 않다.

 孫周恒부총재의 평소 열성적인 홍보전략은 당내에서 이미 평이 나 있다. 孫부총재 자신도 부총재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고, 경상도 · 강원도 등 평민당의 취약지구 대의원을 상대로 한 외곽공략 전법도 스스로 공개할 만큼 적극적이다. 朴永祿부총재는 당내의 자질구레한 일을 도맡아와 당직자들로부터 ‘고생하는 부총재’로 불리고 있으나 ‘동정론’이 과연 표에 연결될지 미지수인데다가 원외라는 불리한 점도 안고 있다.

 催泳謹부총재는 아직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동시에 수석부총재로서 金大中총재를 측근에서 밀착보좌하고 있어서 순리대로라면 부총재보다는 5월의 국회부의장 자리가 더 가깝다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 趙尹衡부총재는 최근 야권통합운동의 평민당내 막후 총사령탑격으로 주목받으면서 그 거취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는 인물. 특히 최근에는 공식활동을 피하고 잠적하다시피 와 서울시장출마 포기설, 부총재 불출마선언설, 당권도전설 등 그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다. 金총재로부터 국회부의장 자리를 이미 약속받았으며, 서울시 지부위원장으로서 지자제 정국을 주도해갈 것이라는 얘기도 떠돌고 있다.

趙尹衡부총재의 거취에 관심
 盧承煥 국회부의장은 5월 국회요직 교체로 부의장에서 물러나게 돼 있어 자연스럽게 부총재 물망에 올라 있다. 지구당 창당이나 개편행사에 꼭 참석하는 등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金令培 노동위원장도 鄭大哲 문공위원장이나 趙世衡의원과 더불어 유력한 후보이다. 어차피 이번 부총재 경선에서는 일부나마 ‘물갈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신집급에서 한두명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들 3명 중에서 한두명은 부총재 자리에 앉을 확률도 낮지 않다. 특히 鄭의원의 경우 비호남권 출신이자 젊은 층을 대표하고 있고, 대변인 · 정책위의장 등의 유력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강력한 부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원내총무 자리는 총재의 의중을 가장 잘 읽고 충실히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鄭의원 자신은 총무보다는 부총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趙世衡의원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주위의 추천 입김이 적지않고, 국회 상임위원장 물망에도 올라 있어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당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상임고문 洪英基의원은 원래 상도동계 출신으로 당내 기반이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부총재에 집념을 보이고 있는데, 金총재가 洪의원을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주목된다. 점조직의 명수이자 원외의 의리파로 알려진 李龍熙의장도 당직자들의 고충을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으로 당에서 인기가 있으나 과연 ‘홀로서기’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부총재 경선의 특징은 후보가 여러명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자천’의 성격이 크다는 점이다. 또한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인사들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제 목소리를 지닌 중진들이라 하더라도 金총재의 강력한 입김을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경선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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