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畵家 불꽃 예술혼
  • 파리 · 임영방(서울대교수 · 미학) ()
  • 승인 1990.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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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100週忌

유럽 일대에 ‘축제 열풍’

네덜란드, 3월말부터 대대적 회고전 개최

 1990년은 네덜란드의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세상을 떠난 지 1백년이 되는 해이다. 네덜란드는 그의 사망 1백주기를 맞아 대대적인 반 고흐 전시회를 개최하며 동시에 반 고흐와 관련되는 갖가지 전시, 영화제, 그리고 그의 괴팍했던 성격을 주제로 한 오페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반 고흐 축제’를 올 한해 동안 펼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이 행사를 위해 세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으며 5년 동안 준비해왔다.

 반 고흐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자신의 생을 예술가로서 아낌없이 불살랐다. 반 고흐가 죽은 지 6개월만에 그 뒤를 따라간, 그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었던 동생 테오의 소장품 중에서 반 고흐의 작품 외에 고갱, 베르나르, 마네 등 당시 반 고흐와 친분을 가졌던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도 많이 들어 있었다. 테오가 죽은 뒤 이 작품들은 반 고흐 가족의 뜻에 따라 ‘빈센트 반 고흐 재단’에 전해졌고 네덜란드 당국은 그 뜻을 살려 암스테르담에 ‘반 고흐 미술관’을 설립했다.


프랑스에선 올 6월까지의 전시회 예매권 ‘매진사례’

 유서깊은 이 미술관에서 개최될 이번 회고전은 반 고흐의 탄생일인 3월30일로부터 사망일인 7월29일까지 열린다. 이 미술관에 전시될 유화 1백30점은 반 고흐와 테오 사이에 오갔던 편지에서 반 고흐가 각별히 중요하다고 직접 언급한 작품들을 위주로 선정했고, 암스테르담, 뉴욕, 보스톤, 파리, 취히리 등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작품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것이다. ‘누에넨의 교회’, ‘다홍빛의 복숭아나무’, ‘생트 마리 풍경’과 같은 초상화들, ‘해바라기’시리즈, ‘직조하는 사람’, ‘감자를 먹는 사람들’, ‘씨뿌리는 사람’, ‘밤의 카페’, ‘반 고흐의 침실’, ‘흔들요람’ 등이 전시된다. 또한 반 고흐가 네덜란드에 거주할 당시 그렸으나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독특한 데생 2백50여점이 암스테르담 남동쪽으로 1백㎞ 떨어진 ‘크륄러 뮐러 미술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네덜란드 당국은 전시기간중 혼잡을 피하고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입장권을 예약하고 있으며 관람시간도 두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짜임새 있고 철저한 전시회 운영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관람시간도 보통의 다른 전시와는 달리 일?월요일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화?수?목?금?토요일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이례적으로 늘려잡고 있으며, 1시간30분가량 걸리는 두군데의 전시관을 정기적으로 왕복하는 교통편도 마련하는 등 빈틈없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두가지의 기본전시와 함께 16가지의 관련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데생이 그려져 있는 반 고흐의 편지들을 보여줄 ‘반 고흐의 편지들’ △반 고흐와 가깝게 지냈던 프랑스의 화가 에밀 베르나르(Emile Bernard)의 작품을 전시할 ‘에밀 베르나르의 회고전’ △1890~1918년까지의 유럽미술에 반 고흐가 끼친 영향을 보여주는 기획으로 피카소, 미로, 코크슈카 및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반 고흐와 현대미술전’ △1850년부터 1890년까지 반 고흐가 머무르면서 제작활동을 했던 지역들을 차례차례 보여줌으로써 그 당시의 사회 문화가 어떠했나를 동시에 알려주는 ‘반 고흐와 관련된 사진전’ △반 고흐에게 영향을 준 17세기 네덜란드의 거장 프란스 할스의 작품 80여점이 전시되는 ‘프란스 할스의 작품전’ △현대 네덜란드 사진작가 폴 후프의 사진전시회로 반 고흐가 활동했던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촬영한 사진들을 선보이는 ‘반 고흐를 찾아서’ △반 고흐가 누에넨 지방에 머무를 당시 즐겨 그린 직조하는 사람들과 관련, 네덜란드 직조박물관에서 찬조출연한 직조도구, 직물 및 반 고흐의 데생을 전시하는 ‘반 고흐와 직조공들’ 등이 눈에 띄는 전시회들이다. 이외에도 반 고흐의 예술과 연관된 전시회가 네덜란드 전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와 같은 미술품 전시 이외에 반 고흐의 생애를 주제로 한 연극, 오페라, 발레, 뮤지컬 등이 공연되고 반 고흐를 위한 영화, 다큐멘터리, 비디오, 텔레비전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네덜란드의 여러 여행사들은 반 고흐 회고전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면서, 동시에 관광수입이라는 커다란 목적을 위해 치밀한 유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입장권 예매 및 주말관람을 위한 여행 예약이 6월까지는 매진된 상태여서, 지금 유럽에서 일고 있는 ‘반 고흐 열기’의 뜨거움을 잘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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