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미사일로 암세포 요격
  • 편집국 ()
  • 승인 199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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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료진도 ‘마법의 탄환요법’ 개발 착수

 ‘마법의 탄환(Magic Bullet)요법’ 또는 ‘미사일 요법’으로 불리는 새로운 암치료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서도 시도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鄭俊基, 李明哲, 高昌舜(이상 핵의학과), 鄭弘根(생화학교실)교수팀은 지난 87년부터 위암과 대장암에 대한 이같은 실험을 실시, 현재 조직검사 수준까지 마친 단계이다.

 미사일 요법은 말 그대로 단세포군 항체를 미사일로 삼아 특정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우리 몸에는 1천8백만개 이상의 항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각각의 항체는 자신과 ‘짝’이 맞는 한종류의 항원과만 결합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암세포는 일반세포와는 달리 세포 표면에 많은 수의 항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항원은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른 것이 보통이어서 결국 특정한 항체는 특정한 암세포에만 달라붙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체내에 항체를 주입시킬 때 ‘꼬리표’를 달아준다면 항원과 결합한 위치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꼬리표 역할을 하는 것은 방사능 물질인데, 예를들어 방사물질이 간부위에서 ‘반짝’거린다면 간암이고 위 근처에서 ‘신호’를 보낸다면 위암인 것으로 생각한다.

 의학용어로 ‘방사면역 진단법’이라 불리는 이 방법은 암의 위치 발견에서 한걸음 더 나가 치료에까지 응용이 가능한 것으로 鄭俊基교수는 내다보고 있다. “방사는 물질은 물론 치료약물까지 항체에 포함시킨다면 암세포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론적인 수준일 뿐 실현 여부는 더 두고 봐야할 것 입니다.”

 모든 병의 새로운 치료법이 그렇듯 ‘미사일 요법’이 실용화 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鄭교수는 예측한다. “상품화가 되려면 4단계의 과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첫째는 암세포의 배양실험이고, 두 번째는 암조직실험, 세 번째는 동물실험이고 마지막으로 인체에 대한 실험입니다. 저희는 두 번째 단계인 조직실험 정도를 마친 상태입니다.” 이런 실험은 다음 단계를 더할수록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다. 복잡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에서는 제약회사나 관련 연구소의 치열할 경쟁으로 몇 개의 ‘미사일 요법’관련 제품들이 시판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단세포군 항체가 인체에 들어왔을 때 끼치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어 연구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다고 鄭교수는 강조한다. “과민성 반응을 유발하지 않고 면역반응을 극소화하기 위해 항체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 등이 강구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유전공학, 면역학 등 다른 많은 분야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또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암세포내에 어떤 종류의 종양관련 항원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 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종양 관련 항원에 대한 수백 종류의 단세포군 항체가 개발되고 있어 환자의 종양에 많이 있는 항원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인체실험까지 성공한다면 암의 진단과 치료는 물론 수출 효과도 무시못하리라는 것이 과기처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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