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 편집국 ()
  • 승인 1992.06.0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퇴양난 속 朴哲彦 의원 ‘제주구상’에 묘책 있을까

 경선 거부 이후 이종찬 의원을 지지한 의원과 지구당 위원장들의 향배가 궁금한 가운데 특히 朴哲彦 의원의 ‘제주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이 민자당 전당대회 직후 청와대로 불러들이려 한다는 말을 듣고 박의원은 전당대회 날인 지난 19일 제주도로 훌쩍 떠나버렸다.

 박의원은 3일 후 상경하려던 계획을 바꿔 장기 체류하면서 월계수회의 김인영 조영장 이긍규 의원과 지대섭 위원장 등과 함께 향후 진로를 모색했다. 노대통령은 경선과 관련한 박의원의 언동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은 박의원이 탈당할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이를 막기 위해 모기관에서 박의원을 내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관측통들은 그가 이종찬 의원과 연대를 계속할 것이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인 반면, 민주당 김대중 대표와의 연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권의 핵심부를 경험한 그가 정치행로를 달리할 경우 가해질지도 모르는 탄압을 이길 수 있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강하다. 박의원의 뜻이야 어떻든 간에 노대통령은 그를 민자당에 주저앉히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그는 진퇴양난의 기로에서 고민중인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국민당 부대변인 “소설 인기와 정치활동은 별개”

 국민당 김한길 부대변인의 소설이 연속 베스트 셀러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에 부대변인으로 임명된 김한길 서울 동작을 지구당위원장은 81년 《문학사상》을 통해 중편 〈바람과 박제〉로 등단한 현역 작가. 그가 89년에 내놓은 소설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는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최근 그의 장편소설 〈여자의 남자〉가 서점가에서 팔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설가 김한길과 정치인 김한길을 서로 다른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정치와 소설을 뒤섞어 살지 않았다”며 “정치인 김한길과 소설가 김한길을 따로 따로 알고 있는 것이 좋다”는 입장. 그는 지난번 선거 때도 참모들이 현역 인기작가라는 점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일부러 감췄다고 한다.

 김부대변인은 우리나라 혁신계를 대표하는 전 통일사회당 당수 김철씨의 아들. 방송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있던 91년 당시 정부의 방송법안 강행 처리에 반대하다가 민주당 李哲 의원의 도움으로 민주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 金大中 대표가 홍보담당 특보로 일해달라는 제의를 뿌리치고 국민당에 입당했다. 가수 조영남씨가 부른 ‘화개장터’도 그가 작사한 것이다.   

 

양 대표 감정 싸움으로 민주당 총무직 어정쩡한 ‘장기공백’

 민주당에서는 사무총장·총무 등 주요 당직과 국회 부의장·상임위 위원장 등 요직 인선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갖가지 추측이 난무. 민주당으로서는 14대 국회 개원 협상에 당운을 걸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최대한 연계시킨다는 방침이어서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할 당직 개편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도 金大中 대표와 李基澤 대표가 ‘감정 대립’까지 하면서 씨름해온 총무직 인선 문제가 어떻게 타결될지가 관심거리.

 金正吉 전 총무의 낙선으로 공석이 되어버린 총무직은 민주계가 자파 몫으로 여겨온 자리. 그러나 총무로 거명된 민주계의 李哲의원을 둘러싸고 정작 신민계의 김대표가 적극적인 호의를 보이는 반면, 이의원과 다소 불편한 관계인 이 대표 쪽에서는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어정쩡한 ‘총무 장기공백’상태가 계속돼왔다. 원내총무실에서는 이를 두고 “가뜩이나 할 일이 많은 판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라는 불평이 새나온다. 당사자인 이의원도 “총무감으로 부족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주계 몫이라면 굳이 하고 싶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의원회관 사무실 이사철 임박 ‘추태의 주인공’ 또 나오려나

 3·24총선에서 낙선한 13대 국회의원들이 의원회관 사무실을 비우기 시작한 것은 총선 직후부터다. ‘철수 1진’으로 불린 이들은 그래도 행복한 축이다. 비록 금배지를 떼긴 했지만 이사갈 개인 사무실 몇평 정도는 자력으로 마련할 만했기 때문이다. 철수 시한이 다가오지만 아직도 방을 못 비운 의원들도 있다.

 13대 의원의 임기 만료 시한은 5월29일. 국회법대로라면 14대 의원의 임기는 5월30일부터 시작된다. 14대 의원도 이날부터는 회관에 입주할 수 있다. 13대 임기중에 신축된 지금의 회관에 입주할 때는 ‘좋은 방’을 놓고 중진의원과 초선의원 간에 낯붉히는 말다툼이 오가기도 했다. 14대에서는 또 누가 ‘추태의 주인공’이 될지 두고볼 일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