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양'찾아 세계일주 16년
  • 인천·김상현 기자 ()
  • 승인 1992.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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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세 宣敎船'둘로스 입항 1백10개국에 복음 전파


 宣敎船 둘로스(Doulos)호(6천6백70톤)가 지난 16일 한국‘복음 기동대’(OM·이하 오엠) 국제선교회 초청으로 우리나라에 왔다. 인천항에 정박중인 이 배는 25일 인천을 떠나 7월 28일까지 목포 여수 제주 부산 포항을 돌면서 선교활동을 할 예정이다.

 1914년 진수된 이래 아직 현역으로 활동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객선’으로 기네스 북에 오른 둘로스호는 지난 77년 오엠 국제선교회 산하단체인 ‘모든 이에게 좋은 책을’(GBA)에 인수되어 선교선으로 탈바꿈했다. 지금까지 세계 1백 10개국 3백여개 이상의 항구를 돌았다. 둘로스는‘봉사자(servant)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이다.

 오엠은 교파를 초월한 복음주의 선교단체로 세계 60여개국과 선교선 둘로스·로고스Ⅱ 2척에 2천5백여 선교사를 파송했다. 한국지부(이사장 옥환음)는 89년 설립되었다.

 

선교사 3백50여명 승선‥‥한국인 10여명

 현재 이 배에는 한국인 10여명을 포함해 세계 35개국에서 파견된 선교사 3백50여명이 있다. 이들은 배가 항구에 머무르는 동안  선교활동과 책 판매를 하고, 항해하는 동안에는 1주일에 40시간씩 ‘선원’ 노릇을 한다. 선장과 엔지니어를 포함한 전원이 무보수로 일하며 가족도 배에서 생활한다. 이들이 배에서 활동하는 기간은 2년인데 현재 30여명의 아이들을 위한 선상학교도 마련돼 있다.

 항구에 머무르는 동안 배에서는 선교학교·전도학교·목회자 세미나·영어회화교실·기독직장인 모임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3명씩 짜여져 교회 순회방문팀이 그 지역 교회를 직접 방문해 전도활동 등을 벌이기도 한다.

 이 배의 가장 큰 특징은 책 전시장. 기독교 관련 서적을 비롯한 온갖 분야 4천여종을 갖추고 있다. 전시장 관리자인 세르지오 카스탈도 브라크씨는 “이중에서 일반 서적은 25%쯤 된다. 한국에서 출판된 것도 잇다”고 말했다.

 선교선이 가는 나라 중에는 공산권 국가도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공식적인 선교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책 전시와 판매를 목적으로 내세운다. 지금은 폐선된 로고스호는 중국 상하이(81년)를, 로고스Ⅱ 호는 옛 소련의 레닌그라드·탈린·리가(90년)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지난 80년 로고스호로 한국에 온 적이 있다는 기관장 팀 윌슨씨(37)는 “레닌그라드에서 허가를 받지 못해 책을 팔지 못했지만 리가와 탈린에서는 가지고 간 책을 모두 팔았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주된 목적은 아니다. 마음은 언제나 선교에 있다”고 말했다.

 둘로스는 한국에서의 일정이 끝나는 대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 통역을 맡은 제3장 로교회 소속 元廷垠 선교사(25)는 “그곳은 생필품도 부족하고 의료장비도 모자라기 때문에 한국을 방문한 동안 ‘사랑의 꾸러미’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그곳 주민에게 나누어줄 성경과 생필품 꾸러미를 모으는 운동이다.

 현재 79세인 둘로스의 안전에 대해 윌슨씨는 “해마다 국제 안전기관의 검사를 받아 운항하므로 별 문제는 없다. 항해중일 때 배가 많이 흔들려 불편할 뿐이다”고 말했다.

 문화가 다른 여러 나라의 선교사들이 한 배에서 생활하는 탓에 어려움이 많다. 사람마다의 구미에 맞는 요리를 장만하는 일도 늘 겪는 어려움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어려움도 훈련의 하나다. 더불어 산다는 것을 배우는게 중요하다. 쉽지는 않지만 모두가 하나님이 보낸 봉사자라는 생각으로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면서 잘해나가고 있다.” 팀 윌슨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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