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 편집국 ()
  • 승인 1992.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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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尹衡 최고위원 탕당

鄭?金 대표 ‘고래싸움’ 돌입

 국민당의 趙尹衡 최고위원은 석달 전에는 민주장 의원이었다. 그는 민주당 지역구 공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국민당 최고위원직을 제의받고 말을 갈아탔다. 총선에서는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전국구 순위도 鄭周永 대표 다음인 4번이었다.

 5월30일자로 그의 13대 국회 부의장직은 임기가 만료됐다. 그러나 14대 의원으로서의 임기가 새로 시작됐다. 그는 국민당이 아닌 민자당에서 14대 의원직을 출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민자당 金泳三 대표와 은밀하게 만난 사실이 보도되자 민자당에서는 “입당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국민당 정대표는 “그가 주유천하하려 한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대표 ‘주저앉히기’ 일환으로 국민당 의원들을 빼내가기 위한 민자당측의 개별 접촉이 계속되자, 28일 한 리셉션에서 정대표는 김대표에게 “민주투사라는 분이 법에 보장된 자치단체장 선거를 늦추려 하느냐”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김대표는 물론 옆에 서 있던 金大中 민주당 대표도 놀라는 표정이었다. 정대표는 당에 돌아와 “국회 개원 문제는 민주당과 연계해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민자당이 조최고위원을 영입하는 데는 성공할지 몰라도 국회개원협상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그는 지난달 29일 아들의 졸업식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 오는 8일 귀국할 예정이다. 중앙당에 그의 탈당계는 아직 공식 접수되니 않았다. 국민당은 “조의원이 전국구 출신이고 당의 최고위원이므로 당에 직접 나와 탈당계를 내든 해명을 하든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경선으로 뽑힌 최고위원들

“그림 좋지만 당 운영 껄끄러울 듯”

 민주당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예상했던 대로 최고위원 경선이었다. 승자가 예정돼 있다시피 한 대통령 후보 경선에 반해, 최고위원의 경우 완전한 자유 경선인 데다 4인 연기명이라는 독특한 방식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왕년의 ‘동교동 황태자’ 金相賢 의원이 최다 득표로 20년 간의 정치 공백을 단숨에 뛰어넘는 화려한 복귀에 성공한 반면, 당내 실력자로 자타가 공인해온 金元基 사무총장이 예상외의 저조한 득표로 간신히 최고위원 대열에 진입하는 등 이변 속출로 관전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선출된 최고위원을 계파적 관점에서만 파악하면 신민?민주 6대 2로 신민계의 일방적인 승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金元基 趙世衡 鄭大哲 朴英淑 李富榮 최고위원 등 대다수가 자기 계파 내에서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당내 민주화를 강조해온 인물들이어서 앞으로 민주당의 당 운영이 두 공동대표의 의중대로 굴러가지는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양 대표와의 첫 상견례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당직 인선과 관련해 “최고위원이 자유 경선에 의해 선출된 만큼 당직개편에서도 최고회의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달라”고 주문한 것도 당내 민주화와 관련한 최고위원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 김대표 진영에서는 이를 놓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에 그림은 좋은데 당 운영에서는 껄끄럽게 됐다”며 복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태지역 국회의장 회의’ 초치

朴浚圭 의장의 꿍꿍잇속

 지난 5월 초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는 하와이대학 부설 동서문화센터 주최로 ‘아태지역 국회의장 회의’를 위한 준비 회의가 열렸다. 여기에는 한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일본 등 12개국의 국회의장이 모였다. 우리나라에서는 朴浚圭의 장이 참여했다. 이때 박의장은 제1차 본회의를 한국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그의 제안은 회의 참가자들에게 받아들여져 내년 5~6월경 제주도에서 열리게 된다. 이 회의에는 말레이시아의 참석 여부에 따라 17~18개국의 국회의장들이 참석한다.

 관심거리는 누가 우리나라 국회의장 자격으로 참석할 것인가이다. 그러지 않아도 14대 국회의장 자리에 앉기 위해 후보들 간에 로비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시점이다. 현재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박준규 김재순 이만섭 김재광 유학성 의원 등. 이중 박준규씨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그의 로비로 의장 회의가 이미 초치됐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의장이 되기 위해 기를 쓰고 의장 회의를 유치했다고 정가에서는 보고 있다.

 

새벽 시장에 나타난 정치지도자

“포토 업 용 나들이다” 시큰둥

 지난 5월27일 새벽 국민당 관계자들과 함께 시장에 나타나 상인과 악수하는 鄭周永 대표의 모습은 흥미로웠다. 새벽시장에 나타났던 사람이 정대표 혼자만은 아니다. 盧泰愚 대통령도 간혹 잠바 차림으로 서민의 생활현장에 불쑥 나타나곤 한다. 金泳三 대표나 金大中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정치 지도자의 일상적인 업무수행이긴 하지만 ‘의도적인 나들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치 지도자가 지켜야 할 ‘절대 수칙’중의 하나가 이른바 ‘포토 업’(photo opportunity의 약어)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많은 포토 업이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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