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나들이 현지사정 모르면 낭패
  • 김현진 (여행전문가) ()
  • 승인 1990.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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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가 겨울철 인기 ‘상품’… 7박8일에 1백만원 정도 들어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아나 낯선 장소에서 전혀 다른 경험과 감동을 맛보는 데 묘미가 있다. 한정된 시간내에 부담을 덜주는 금액으로 《걸리버 여행기》나 《로빈슨 크루소우》를 읽던 어린날의 설레임을 체험할 순 없을까. 그리고 그 감동을 생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길이 간직할 수는 없을까. 첫 해외나들이를 떠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런 소망을 품는다.

 여행이 행사되는 행태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F.I.T.라고 부르는 ‘개별여행’이고, 다른 하나는 G.I.T.라고 하는 ‘단체여행’이다. 개별여행은 목적지, 여행기간, 여행일정 등을 자신의 기호에 맞게 계획할 수 있는 반면 단체여행에 비해 경비가 많이 들고, 여행지에 대한 전문적인 사전 지식이 없을 때는 오히려 시간을 낭비하는 단점이 있다. G.I.T.는 또 친지ㆍ동창 등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목적지 및 일정을 계획하여 여행하는 ‘연고관광’과 여행사들이 일정 및 목적지를 미리 짜놓은 데 따르는 ‘모집관광’으로 나뉜다.

 전자가 맞춤복이라면 후자는 기성복이라 할 수 있다. ‘연고관광’의 경우 친한 사람들과 여행지를 선정하므로 마치 개별여행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모집관광’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사귐의 기회를 가질 뿐더러, 연중 동일한 요금 및 일정,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가장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처음 해외관광을 떠나는 사람은 반드시 각 여행사의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여행사를 직접 방문하여 설명을 들어서 여행조건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마쳐야만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어림짐작으로 떠난 첫 해외여행에서 여행사측의 무성의와 현지사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모처럼의 해외여행에서 오히려 불쾌하고 속상한 일을 종종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자는 투숙할 호텔 및 식사 등 여행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해당 여행사가 여행약관을 수행할 수 있는 신용있는 회사인지를 명확하게 판단해야만 한다.

 이러한 여행사의 신뢰성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여행코스의 선택이다. 현재 여행업계에는 저마다 개발하여 판매하는 수십여종의 여행코스가 있는데, 크게 나눠보면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는 각 사의 전문 여행상품인데, 최근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전문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중남미ㆍ남태평양ㆍ북아프리카 및 지중해 연안ㆍ카리브해 및 캐나다 로키산맥ㆍ괌ㆍ사이판 등이 눈길을 끈다. 둘째는 대동소이한 일정으로 판매하는 보편적인 코스의 상품들로 동남아시아ㆍ유럽ㆍ미국ㆍ일본 등지가 많다.

새로운 여행코스 인도네시아 등 각광

관련업체의 집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한국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태국과 홍콩이라고 한다. 태국은 여행객에 대한 상냥함과 친절함, 저렴한 물가 등으로 값싸고 즐거운 여행지로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불교국가로서 유서깊은 거대한 사원, 코끼리와 함께 즐기는 민속촌의 정취,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사장의 파타야해변, 마치 홍도를 연상시키는 푸켓섬 등이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다. 동남아 쇼핑의 천국 홍콩은 크고 작은 2백36개의 섬과 구룡반도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물건이 면세판매되는 자유무역항이다. 5백50만 주민 중 98%가 중국인이고, 그중 광동인이 94%여서 공용어로는 영어와 광동어를 사용한다.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의 명소로는 영화 〈모정〉의 촬영장소였던 리펄스만ㆍ해양공원ㆍ구룡반도의 현란하 쇼핑타운이 있으며, 특히 유람선으로 약 1시간 가량 걸리는 포루투갈의 조차지 마카오 등이 유명하다.

 그외 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타이페이 등이 여행상품의 감초격인데, 이중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최근들어 활발하게 여행상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보루네오섬 북다 코타키나발루ㆍ열대의 섬 페낭 등이 그곳 정부의 관광정책 추진에 힘입어 크게 부상되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최고의 휴양지 발리섬ㆍ보루보두르 사원의 전설이 있는 조그자카르터 등을 국내의 몇 여행사에서 ‘모집관광’으로 취급하고 있다.

 겨울철 저럼한 경비로 여행할 수 있는 동남아 상품으로 홍콩ㆍ태국ㆍ싱가포르 3개국 7박8일 여행이 1백만원 가량이며, 여기에 인도네시아ㆍ타이페이를 추가한 12박 13일 여행은 약 1백40만원, 일본은 동경ㆍ아타미ㆍ나라ㆍ교토 등 5박6일에 약 1백10만원이다. 이외에 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 6박7일에 약 75만원, 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 5박6일에 1백10만원대의 상품이 개발되었는데 이러한 상품은 짧은 기간 휴가를 즐기는 가족여행에 매우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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