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自黨 주도 경제 ‘개혁실종’우려된다.
  • 조용준 기자 ()
  • 승인 1990.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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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입김 거세질 듯 일부에선 금융실명제 등 연기 점쳐

지난달 전격적으로 형체를 드러낸 보수신당이 재계의 기대대로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안정 속의 경제발전’을 가져 올 수 있을것인가. 民主自由黨(가칭) 창당을 앞두고 관심의 초점은 올봄 노사분규의 전개 방향, 토지공개념, 금융실명제의 실시 여부 그리고 신당 출현에 따른 경제정책 방향과 운영의 변화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이정치적 사건을 보는 경제계의 시각차는 정치권의 양분만큼이나 크다. 지난 3년간 격심한 노사분규 홍역을 치렀던 재계는 보수대연합을 표방하는 민자당의 출범이 경제활동의 가장 큰 제약 요소의 하나로 꼽았던 노사분규의 진정을 가져올 것을 기대하며 환영의 뜻을 비치고  있다. 4당체제하에서의 경제정책 도출 과정의 비효율성과 정책의 일관성 결여에 대한 재계의 불만이 다소 해소되리라는 기대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경우, 이념을 같이하는 개인이나 정당이 합당해 단결을 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입장 표명으로 민정, 민주, 공화3당의 합당을 반기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기업체들의 정부 · 여당에 대한 의견 개진이 보다 활발해지겠죠”라고 말한다. 그만큼 정부로  향한 재계의 입김이 커질 공산이 크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지난해 경제난국에 대한 정치적 불안의 책임론을 들어 거대 여당출현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고 정부의 경제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지 않겠느냐라는 기대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거대여당의 탄생에 재계가  어느 정도까지 개입하고 ‘잉태기간이 알려지지 않은 출산’을 재촉했는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재계의 대정부 로비나 여권에 대한 로비는 그 어느 때보다 부산하고 그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노총은 이례적으로 아직까지 3당 합당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노총의 한 관계자는 올해 노사관계가 안정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만약  올봄에 예상되는 노사분규에 무리하게 공권력이 개입하면 오히려 노사관계의 악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한달간 노사분규 발생 건수는 총2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68건에 비해 거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어 노사분규의 감소 추세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떠들썩했던 경제개혁 조치의 추진과 관련, 최근 민정당 일각에서 6공 경제개혁조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토지공개념 확대 도입과 금융실명제 실시 연기를 시사하는 발언이 잇달아 터져나오고 있어 국민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해온 개혁조치의 추진이 퇴행하지 않을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朴泰俊 민정당 대표는 지난달 25일 “토지공개념의 확대  도입과 금융실명제의 실시 시기가 잘된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해 두 제도의 연기를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제일 먼저 비난의 포문을 연곳이 경제정의실천연합회. 경실련은 지난주 성명을 발표하고 “경제개혁에 역행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명분으로 내세우는 경제 안정기조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제적 안정기조가 아니라, 현재의 불합리한 제도하에서 부도덕한 불로소득을 향유하고 있는 일부 기득권층을 비호하려는 의도를 은폐하려는 명분에 다름 아니다”라고 밝히고 소수 기득권층의 저항과 이들에 의해 과장된 일부 부작용을 빌미로하여 경제개혁이 실종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순 부총리는 ‘변화’부인

 하루뒤 趙淳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정계개편으로 행정부의 기존 정책기조가 무너져서는 안되며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과표 현실화 등 일련의 개혁정책은 예정대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기획원의 한 관계자도 “신당이 창당 되어도 올해 경제운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내각책임제의 실시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3당 합당에 따라 앞으로 있을 개각에서 대부분의 경제 관료들의 경질이 예상되고 있어 개각 이후의 경제 운용의 대폭적인 손질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개혁의 추진이 시대적인 요구일 뿐만 아니라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선택이라 한다면, 정부의 일방적인 대기업에의 지원은 체질 강화와 구조조정의 시기를 맞고 있는 우리 경제의 숙제를 뒤로 미루어버리는데 따르는 큰 비용을 향후 치러야할 위험을 안고 있다.

 여하튼 민자당이 가장 먼저 맞게 될 시험대는 하루아침에 깨져버린 ‘황금분할’의 임시국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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