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질주할 ‘전기·태양열’무공해차
  • 박중환 기획특집부장대우 ()
  • 승인 199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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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AV' 최고시속 1백10km로 선두…한국은 압축천연가스차 개발 성공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21세기 장난감’ 같은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리고 있다. 배터리로 가는 전기차경주와 태양열로 자가발전하는 솔라카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85년 세계최초로 스위스에서 태양열 승용차 경주대회가 열렸을 때만 해도 솔라카는 해외토픽 거리에 그쳤으나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강화 이후 상황이 뒤바뀌었다.
 
‘2003년 벽’을 확실히 깨는데에는 이런 무공해차를 개발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국에서 만든 전기차는 기아자동차가 88올림픽 당시 미니버스를 개조해 만든 마라톤경기 선도차 2대가 고작이다. 대우중공업은 지금 공장 실내용 전기 지게차를 제작하고 있다. 이것들은 특수용으로 속력이 아주 느린 데다가 주행거리가 짧아 일반화는 불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솔라카는 신일본제철등 3개사가 공동 개발해 지난 6월초 공개한 4인승 승용차 ‘납’(NAV). 차세대 차의 영어 첫 글자를 딴 이름이다. 이 차는 최고시속 1백10km에 1회 충전으로 2백40km를 갈수 있으며,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 사용으로 차체를 획기적으로 가볍게 하면서 모터를 4개의 바퀴에 가각 단 4륜독립구동형이다. 이 차의 등장으로 일본 호쿠산이 개발한 솔라카의 기록(최고시속 1백km)은 깨어졌다.

 아무튼 NAV의 출현으로 솔라카는 이제 ‘21세기 장남감’이 아니다. NAV은 경부고속도로로 서울서 추풍령까지 아시운대로 갈 수 있으나 이 정도로는 도시 내단거리에서나 실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10년 뒤 아니면 그보다 빨리 우리가 타고다닐 솔라카의 아버지가 될지 모른다.

 이렇듯 솔라카의 개발에도 일본이 단연 앞서고 있다. 미국의 제너널모터스가 93년 시판할 예정인 충전식 승용차 임팩트(최고시속 80km)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세대 차로 앞섰으나, NAV의 등장으로 사실상 뒤로 밀렸다. 일본 기업들은 21세기 세계 자동차시장의 장악을 노린 듯 솔라카 개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京세라 혼다기연 마쓰다 西鐵전력 등이다. 경세라는 실리콘 태양열전지를 이용한 2인용 솔라카 SVC시리즈를 개발,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시 이 부문의 관건이 배터리 개발에서 최근 닛산자동차가 15분만에 최대용량을 충전할 수 있는 신제품을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기아 ‘메탄올차’는 엔진 부식 단점
 한국에서도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고 있기는 하다. 지난 6월8일 기아자동차가 세계 6번째로 개발했다는 메탄올차가 첫 성과이다. 기존차의 엔진을 개조해 메탄올(석탄과 천연가스에서 축출해 만든 인공알콜)로 가도록 만든 차이다.

 그러나 메탄올차는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다. 메탄올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질소산화물의 70%를 감소시키지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를 많이 줄이지는 못한다. 메탄올차는 연비가 좋고 찻값상승 요인이 적다는 등의 장점은 있으나, 엔진을 부식시키는 데다가 프롬알데히드라는 발암물질을 배출하는 결졍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차세대 차로는 솔라카나 전기차에 이어 압축천연가스(CNG)차나 수소차가 꼽힌다. 압축천연가스차의 개발은 한국에서도 상당히 진척돼, 대우자동차가 곧 발표할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압축천연가스차 개발에 상당한 성과를 얻었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공개를 거부했다. 현대는 특히 전기차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은 압축천연차의 실용화에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압축천연가스의 특성상 연료탱크가 커야 하는 데다가, 화재시 치명적인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안전장치를 보완하지 않고는 10년내 승용차에 실용화 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수소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2003년 벽’을 깨는 지름길은 솔라카나 전기차 개발뿐이다. 햇빛이 없는 날, 최소한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을 만큼의 용량을 가진 배터리를 개발한다 해도 그 가격이 적절해야 한다. 또 주유소처럼 전기가 필요할 때면 손쉽게 배터리를 바꿔달거나 충전 할 수 있는 서비스시설이 갖춰져야 실용화가 가능하다. 자동차산업이 겪는 20세기말의 시련은 이처럼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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