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예직 중심 돼야 한다”
  • 성우제 기자 ()
  • 승인 1992.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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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활성화 방안 / 국립현대미술관장 朴英芳씨


 지난 5월28일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새로 임명된 朴英芳 관장(63·미술평론가)은 프랑스 소르본대·대학원에서 철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66년부터 최근까지 서울대 미학과 교수로 재직한 ‘미술학 박사’이다. 학위를 마치고 루브르박물관에서 1년간 연구원 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지난 70년에는 프랑스정부 연구비로 1년간 루브르박물관 부설 루브르학교에서 미술관학을 공부했다.

 

한국의 미술관 문화와 큐레이터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는 미술관 역사가 없는 나라이다. 미술관에 대한 지식도 없고 미술관이 요구하는 인적 구성 내용도 모르는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본래 의미의 큐레이터가 무엇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전문직에 대한 이해와 그 역할, 전문인력 양성 등 어느 것도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미술관학을 전문으로 공부한 사람이 우리나라에 없다. 그러니 교육조차 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외국에 보내 공부시켜야 한다.

 

본래 의미의 큐레이터란 어떤 직책을 말하는 것인가?

사회적 문화기구의 성격을 가진 미술관을 활성화하는 전문직책이다. 연구 교육 홍보 보존 강연 전시 등으로 그 전문 직책이 나눠진다. 한마디로 미술관을 생기있게 운영하는 전문인이다. 모범적 사례의 하나로 파리민속박물관을 들 수 있다. 이 미술관에서는 연구 교육 등의 각 분야가 하나의 기구로 완전히 독립해 있다. 건물도 여기에 맞춰서 지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의 실정은 어떠한가?

학예직 기구가 약하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제 구실을 못하는 상태였던 것 같다. 미술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가?

학예연구원들로 하여금 주도적으로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일종의 이니셔티브를 스스로 갖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학예연구원의 일이 무엇인지, 미술관에서 자신들의 위치가 어떠한지, 미술관에서 그 직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학예직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연구실과 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프로그램을 짜서 기존 학예연구원들을 교육하겠다. 미술관은 시민들로 하여금 문화예술생활을 누리도록 해주어야 한다. 일반인들이 동물원·극장에 가듯 쉽게 찾도록 공연 등 구경거리를 만들겠다. 시민을 위한 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그간 문제로 지적되어온 교통수단도 편리하게 개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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