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박물관] 돈의 모든 것, 한눈에 볼 수 있다
  • 편집국 ()
  • 승인 199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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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범죄의 근원이 되는 필요악. 하지만 현대인의 경제생활을 하는 데 없어서는 안되며 잘 곳과 먹고 입을 것을 구하는데 꼭 필요하나 것이 바로 돈이다. 인류가 물물교환단계를 거쳐 물품화폐를 이용함으로써 시작된 돈의 역사는 오늘날과 같은 지폐의 모양을 갖추기까지 여러 종류의 화폐 및 국가적 사건의 발생비화를 담고 있다. “화폐는 한 국가의 경제 및 문화수준의 척도”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한국조폐공사에서 운영하는 화폐박물관(대전 유성구 가정동 90 · 042-861-5301)은 이처럼 인류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돈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88년 6월 ‘화폐문화의 창달’;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개관된 화폐박물관은 2층의 단아한 석조건물에 3개 전시실과 영상실을 갖추고 있다.

제1전시실에는 기원전 8세기경부터 사용된 중국의 布錢 · 刀錢, 그리스 · 로마주화, 우리나라 최초의 관주전인 고려시대 철전 등을 비롯, 현대 한국은행 주화, 각종 기념주화, 조선시대 압인기 등이 진열되어 있다.

제2전시실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용된 지폐인 일본제일은행권, 조선은행권, 한국은행권 등의 각종 지폐 및 용지, 인쇄기 모형 등이 전시돼 있을 뿐 아니라 3차례에 걸쳐 실시된 통화조치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어 있어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제3전시실에서는 진귀한 외국화폐와 70여개국의 현용화폐는 물론, 국내외 우표· 훈장 · 메달 등 다양한 전시품들을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우표제조사상 처음으로 1천9백88세트로 한정하여 발행한 서울올림픽기념 금박우표 25종, 재료값만 1천6백여만원이 들어간다는 무궁화훈장 등은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외국 전시품도 많은 만큼 이와 관련된 일화도 여럿인데 曺運鎬학예연구관은 “진열공간은 한정돼 있는데 각국에서 앞다투어 전시품을 기증해와 난처할 정도였다”면서 “특히 헝가리 화폐는 대사가 이곳을 관람하면서 자기 나라 화폐가 빠져 있는 것을 알고 바로 전시품을 보내와 다른 나라 화폐를 치우고 대신 진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각 전시실의 주요 전시품 앞에는 커다란 확대경이 고정 배치돼 있어 눈이 나쁜 사람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제1전시실의 경우 부착된 확대경을 통해 1백20여종의 세계 희귀금화를 원하는 대로 조절해가며 관찰할 수 있는 원주형 진열장도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모든 전시실에는 주요 전시품의 제조과정에 대한 녹음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전화기 3대식이 갖추어져 있는데 한국어와 영어 중 택일할 수 있다. 또 영상실에서는 멀티 슬라이드로 화폐사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어 어린이들도 전혀 지루함없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시품은 총 7천1백여점이며 개관시간은 오전10시~오후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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