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고기 대구 ‘족보’ 찾았다
  • 금창엽 기자 ()
  • 승인 199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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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진흥원 孔泳박사팀. 유전학 이용 계보 분류… 국제 어업권 분쟁해결에 큰 도움

바닷고기 대구의 계보가 정리됐다. 이에 따라 대구의 생물학적 특성파악은 물론 계보를 바탕으로 국내외 해역의 어업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 대구는 75~1백㎝가량의 硬骨어류로 한국 · 일본 · 오호츠크해 · 베링해 · 북미서부해안 등에 주로 서식한다.
국립수산진흥원 孔泳박사팀은 수산자원의 정확한 분포를 파악하고 이들의 경계를 구분함으로써 합리적으로 어업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대구의 계보파악에 나섰다. 육상의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어류 역시 같은 種이라도 수천년 혹은 수만년 이상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을 경우 서로 다른 유전적 · 생태적 차이를 나타낸다.

孔박사팀은 대구의 주 분포지역 중 지리적 환경 등의 영향으로 유전적 차이가 예상되는 한국의 서해와 동해, 일본 북해도의 서해와 동해, 베링해 등 5개 해역의 대구를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이중 우리나라 서해의 대구와 동해의 대구는 외형(동해계 대구가 서해계 대구보다 크다) 등에서 차이가 있음은 이미 오래전에 밝혀진 바 있다. 특정 어류의 種內구별을 위해 그간 이용된 연구법은 이같이 외형적 차이나, 등뼈수의 비교, 산란장소 등의 구분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에는 유전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약점이 있었다.

孔박사는 “85년 고래의 種內분류 문제를 놓고 영국에서 회의가 열린 적이 있는데 이때 유전학적 분류방법이 제시됐었다”고 소개한다. 孔박사팀은 5개 해역에서 수집한 대구의 간과 근육조직을 떼내어, 이것들을 다시 원심분리하여 단백질을 뽑아냈다. 추출된 단백질은 電氣泳動으로 분류되었다. 전기영동은 한 쪽에는 플러스전극을, 다른 쪽에는 마이너스 전극을 걸어 試料(이 경우 단백질)의 이동을 검사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단백질을 시료로 삼았을 때, 단백질은 각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전하를 띠고 있어 플러스 전기를 많이 띤 단백질일수록 더 빨리 음극을 향해 이동한다.

孔박사팀은 연구 결과, 대구의 계보가 크게 둘로 나뉘어짐을 밝혀냈다. 大系譜를 이루고있는 대구는 한국산과 베링해 및 북해도산이었다. 한국산 대구의 경우는 서해산과 동해산이 각각 소계보로 분류되었고, 베링해 및 북해도산은 베링해계와 북해도계로 다시 분류되었다. 이중에서 북해도계는 또 북해도 서해계와 북해도 동해계로 가지를 쳤다. 이에 따라 유전적 近?관계 역시 분류할 수 있었는데, 북해도 서해산 대구와 북해도 동해산 대구가 가장 비슷했다. 그 다음으로 근연관계가 가까운 것은 북해도 양측의 대구와 베링해산 대구였다. 한국의 서해산 대구와 동해산 대구는 근연관계가 상당히 먼 것으로 밝혀졌는데, 孔박사는 “태평양의 오징어, 동지나해의 꽁치, 베링해 근처의 명태 등에 대해 인근 국가들이 자국에서 유래한 고기라 하여 우리나라에 어업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어종의 계군분포를 파악, 이같은 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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