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군 주둔 인정‘은 오보”
  • 이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 승인 199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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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三? “북·미, 북·일 관계개선 이전 한·중 수교 곤란”

 


 지난 6월22일~일 4일 동안 미국 호놀룰루에서는 퍼시픽 포럼·전략 국제문제연구소(CSIS·소장 A 조단 박사)주최로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통일에 관한 6개국 회의’가 개최되었다. 다음은 이 회의에서 한국의 통일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에 참가한 외교안봉녀구원 李?? 교수의 회의참가기다. <편집자>

 

 이번 회의 참가자들은 남북한과 주변 4강국인 미·일·중·러시아 등 6개국에서 온 학자 언론이 외교관이었다. 그러나 회의의 표적은 북한의 조·일수교회담 단장이자 외교부 산하 ‘군촉 및 평화연구소’고문이며 부부장급 대사인 李三? 였다.

 주목할 만한 이단장의 첫 발언은 남북한의 통일방안 제안이라는 제2주제 회의에서 나왔다. 이단장은 필자가 한국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과 아시아의 평화 및 안전에 관한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북쪽 방식에 의해 통일된 연방 국가는 “비핵·평화애호 정책과 중립적인 정책을 실시하고 통일 이전에 북과 남이 다른 나라와 맺은 모든 조약을 존중하고 외국의 이권도 그대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단장의 발표는 사전 해부터 영문 논문을 낭독한 것이었으며 그후 진행된 토론에서 우리말로 “주한미군 철수가 단번에 이루어질 수 없다면 단계적으로 철수할 수 있겠다”라고 했다. 이러한 이단장의 발언은 다음날 〈마이니치신문〉을 통해 “통일 전에 남북한이 외국과 체결한 모든 조약은 통일 후에도 존중되지 않으면 안된다. 필요하다면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도 인정할 수 있다”라는 내용으로 보도괴었다. 한국의 주요 일간지들도 이를 북한 대일 협상대표의 중대발언이라며 크게 보도했다.

 

이단장, 남북대화 우선론 강력히 비판

 이같은 신문보도 때문에 이단장은 회의 마지막날 오전 내내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는데 소비했다. 회의기간 중 일어난 이같은 사건은 지나치게 ‘기사’만을 기대한 〈마이니치신문〉의 과욕과 통역과정에서 생긴 ‘오해’에서 생긴 것 같다. 이단장은 주제발표 때는 영문으로 된 논문을 그대로 읽었으나 토론 때 영어통역을 하기 위해 수행한 군축 및 평화연구소 ??? 상급연구원이 핵문제에 관한 전문용어를 매끄럽게 통역하지 못하자 〈마이니치신문〉 서울 특파원을 지낸 시게무라 도시(현 위싱턴 특파원)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한국어를 일본어로 통역하고 이를 다시 영어로 통역하는 과정에서 오해와 ‘첨삭’이 이루어진 듯하다.

 이단장의 발언 보도 때문에 회의 전체가 주한미군 문제만 다룬 인상을 주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주제가 남북한 통일과 평화에 관한 6개국 회의였던 만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주변 4강국의 역할·통일비용 문제·통일한국이 동북아경제에 미치는 역할 등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토론이 있었다. 통일과 관련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단장은 일일이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강조한 사항은 두 가지다.

 첫째 일·북, 미·북간 수교를 포함한 관계개선 부문이다. 그는 미·북, 일·북 관계개선에 대한 남북대화 우선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두 나라와의 수교가 한반도 문제의 해결방도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미·일이 북한과 관계개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중수교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우려가호 이같은 일은 강대국들이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행동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고 ‘협박 반 걱정 반’의 관심을 나타냈다.

 둘째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과 투자유치 부문이다. 이단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새로운 동반자를 찾고 있음을 강조하고 두만강 삼각지대 개발계획을 예로 들어 한·미·일 등에 대한 자본투자와 합영은 적극 환영할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북한 대표가 대체로 그렇듯이 이단장과 일행 두 명은 회의에서 매우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만51세인 이단장은 외모부터 한국의 점잖은 외교관 같은 인상을 주었다. 한성렬도 가슴에 단 金日成 배지 이외에는 평양에서 온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지 안았다.

 주한미군 문제발언과 관련한 〈마이니치신문〉보도가 있은 후 생각보다 덜 당황해하는 이단장을 보고 일본 게이오대학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는 이단장이 金正日 계열이기 때문에 믿는 데가 있어 그렇다고 평가를 내렸다. 또 자신이 이단장에게 회의에 참가해달라는 편지를 보낼 때 직접 보낸 것도 그런 점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30대 후반의 한성렬은 평화 및 군축연구소에서 미국연구를 하고 있으며 《포린어페어스》 등 전문잡지와 《뉴스워크》《타임》을 비롯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등을 구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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