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총련’태동 조짐
  • 워싱턴. 이석렬 특파원 ()
  • 승인 1991.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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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친북세력 ‘한덩어리’작업 들어가…캐나다에서도 새 규합

북한은 재미 동포사회 안의 친북한 세력을 일본의 조총련밑에 한덩어리로 뭉치도록 해서 재외동포의 대북한 창구를 단일화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 같다.

최근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을 직접만나고 돌아온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한 통일운동가는 북한관리들이 재미 친북한 인사들을 한데 모아 조총련과 같은 단체를 만들기를 원했지만 미국의 특수한 입장을 고려해서 새로 그런 조직을 만들기보다는 기존단체들을 조국통일북미주협회(의장 선우학원 대표간사 양은식)가 거느리고 조총련으로부터 도움을 받도록 방침을 고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 있는 민주통일세력인 OOO 등 이른바 운동권을 북한이 휘어잡아 대남전략의 한 카드로 써보려는 의도가 뚜렷해보인다고 말하고, 더구나 민주통일세력을 조총련 휘하에 둔다는 것은 조총련의 국제화를 꾀하는 일로 풀이했다.

조국통일북미주협회(통협으로 불림)가 있는 로스앤젤레스에는 통협이 일본에서 자금을 들여다 교포은행을 세울 준비를 하고있다는 소문이 벌써 나돌고 있다. 통협을 지지하는 주간지 <신한민보>를 발행하고있는 김운하씨는 조총련으로부터 뉴스를 제공받아 <조선통신>을 따로 내고 있다. 지난 5월 방미한 ooo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로스앤젤레스에 들렀을 때 그를 환영하는 모임을 마련한 단체가 15개였는데 그중 7개가 통협계통의 단체였다.

경제인들로 만들어진 친북한 재미경제인연합회(회장 좀 킴·한국이름 ooo)는 작년 8월에 구성된 이래 경제인단을 두 번 북한에 보냈고 김회장이 최근에는 뉴욕에있는 미주문화교류협회(회장 ooo)의 이사장으로 추대됐는데, 이 협회는 올 가을 약 60명의 북한 예술인단을 미국에 초청해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뉴 코리아>를 발행하고 있으면서 가족상봉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온 전충림씨에 대해 미국에서 일단 분리하여 캐나다 안에서 친북한 세력을 따로 규합하도록 위임했다고 한다.

미국정부는 88년 10월 미국시민의 북한여행을 완화하는 조처를 발표하면서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의약품이나 식료품은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북한으로 보낼 수 있다고 했지만, 북한상품의 수입니다 미국상품의 대북한 수출은 엄격히 금지하기로 한 종래의 방침을 거듭 확인함으로써 재미동포들의 북한과의 교역이나 직접 투자가 아직은 위법이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한 고위관리는 재미 한국인들은 미국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친북한 행동을 하기에는 사실상 제약이 너무 많아 크게 신경을 쓸 만한 일은 아니라고 비교적 느슨한 태도를 보였다.

ooo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하고 김일성 주석을 찾아간 ooo 전 유엔대사에게 김주석이 미국에도 일본의 조총련과 같은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미뤄볼 때 재미 조총련이 생기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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