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에 차등 둬야”
  • 김상익 차장대우 ()
  • 승인 1992.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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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광고회사연합회 金義哲 회장



 81년 한덕광고라는 자그마한 광고회사를 차린 金義哲 사장은 “지금처런 대기업과 경쟁하게 될 줄 알았다면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 것”리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독립광고회사연합회 2대 회장직을 맡고 있다.

 

 대기업이 국내 광고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비판하는 이유는.

 모 기업 회장이 공장식당에서 사들이는 콩나물과 두부의 양이 많은 것을 알고 공장을 직영한적이 있다. 대기업의 광고회사 참여도 마찬가지 논리라고 본다. 재벌이 광고회사를 하는 것은 광고공사에서 수수료를 주어 신규참여를 조장하는 꼴이다. 계열광고회사의 수수료는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독립광고회사와 수수료율에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이 광고업에 진출해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것은 마치 일제가 우리나라를 36년간 식민지 지배를 한 뒤 “우리가 침략하지 않았으면 한국은 오늘날까지 밥을 굶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년필 · 도자기 같은 산업에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았지만 그들은 잘해나가고 있다.

 

 광고시장이 크기 때문에 대기업이 진출하는 것 아닌가.

 광고시장이 2조원을 넘었다지만 광고회사에 돌아오는 돈은 연간 3천억~4천억원밖에 안된다. 장난감 시장도 이것보다는 클 것이다. 이런 좁은 바닥에 50대 대기업이 달려든다는 것은 우습다.

 

 광고주에게는 1백80일짜리 어음을 받고 광고공사에는 90일짜리 어음을 지급하기 때문에 광고업계의 자금사정이 더 어렵다는데.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지급보증을 얻어내는 일이 힘들다. 가령 매달 3억원어치 방송광고를 취급한다면 연간 13억5천만원의 지급보증이 있어야 한다. 계열광고회사들은 모기업의 덕을 볼 수 있으나 독립광고회사는 그럴 형편이 못된다. 보증보험에 가입해 지급보증을 하는데 부동산이 담보로 필요하다. 우리에겐 부동산 빌려준 사람이 상전이다. 지급보증 때문에 물게 되는 금융비용도 만만치 않다. 무질서한 광고단가를 바로잡는 등 광고공사가 잘한 측면도 있으나 개선될 점도 많다.

 

 광고주의 횡포도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들었다.

 광고인에게도 책임이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광고주를 확보하기 위해 기획서와 시안 등을 미리 만들어 한번 보아달라고 찾아다니는 일이 잦았다. 광고주 입장에선 공짜니까 마다 할 이유가 없다. 이런 데 익숙해진 광고주는 공개경쟁을 하면서도 탈락한 시안에 대해 제작비를 보상해주지 않는다.

 

 다국적 광고회사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면 타격이 있겠는가.

 계열광고회사의 피해가 클 것이다. 독립광고회사는 다국적 회사에 빼앗길 만한 것은 없지만 인력의 이동은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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