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 편집국 ()
  • 승인 199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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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富子씨 ‘의원승계’헌법소원에 헌법재판소, 규정 없어 고민

국민당 전국구로 14대 총선에서 당선되었다가 탈당한 趙尹衡 의원에 대해 국민당의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당 전국구 순위 8번이었던 탤런트 姜富子씨는 지난 5일 조윤형 의원의 의원직을 자신에게 승계시켜주지 않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처사는 위법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강씨는 지난 총선에서 7번까지만 당선되는 바람에 당선 일보 직전에 머물렀다.

국민당은 지난 6월에도 당 차원에서 전국구 당선자의 탈당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외의 해석을 요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당론을 모은 바 있다.

강씨는 청구서에 “국회의원 선거법에 관계규정에 비추어 전국구 후보가 의원에 당선된 뒤 정당을 탈퇴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다음 순위 후보에게 의원직을 승계시켜야 하는데도 중앙선거관위가 이를 방치해 헌법에 보장된 공무담임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조의원의 정치적 도덕성 여부는 별개 문제로 하더라도, 전국구 당선자가 그 당을 탈당한 경우는 아직 선례가 없어서 이를 둘러싼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관계법은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나와있지 않은 ‘헌법 미비’상태라서 법조문만으로 조의원의 의원직 박탈 및 다음 전국구 순위자에 대한 승계를 가리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연기에 따른 위헌 여부를 심의하느라 정치적으로 버거운 상태에 있는 헌법 재판소가 이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金相賢의원 ‘사진찍히기’작전

朴의장과 舌戰으로 “1년 농사 끝”

관철이냐 저지냐. 이 순간 밀리면 대선도 밀린다. 지방자치단체장선거법개정안 통과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과정은 한순간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 전운이 감도는 전쟁터를 방물케 했다. 물론 의원 개개인의 무용담과 뒷이야기도 무성했다.

여야 대치과정에서 보도진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끈 스타는 역시 21년 만에 국회에 돌라온 ‘정가의 풍운아’ 金相賢민주당 최고위원. 5일 상오 9시 50분께 국회의장 저지조를 이끌고 국회의장실에 쳐들어간 김최고위원은 본회의 개회 선언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가려는 朴凌圭 의장과 10여분간 설전을 벌였다. 입심이라면 정가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김최고위원은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셈이었다. 마치 누가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나를 내기하는 듯한 이 ‘인상적인’광경은 카메라에 잡혀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사진찍히기를 좋아하는 김최고위원이 이번에도 기회를 십분 활용했다는 촌평이 나돌았는데, 이를 두고 ‘의장급 최고위원’ ‘사진 한 장으로 앞으로 1년을 먹고 살겠다’는 농담이 오기가도 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원내 전략의 사령탑인 총무단을 제치고 김최고위원이 지나치게 설치는게 아니냐 하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정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겼음 박의장의 ‘노련한 술수’와 김최고위원의 돌격대식 ‘저돌성’. 예전 메뉴들이 되살아나는 걸 보면 국회의 시계바늘으 거꾸로 가는 게 아닐까.

 

“대법원장실에선 안 그럴거야”

朴의장 호통에 기자들 ‘잠깐’숙연

朴凌圭 국회의장이 3당 대표회담을 주선한 지난 6일 金泳三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이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가장 먼저 도착해 박의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전에 없이 많은 보도진이 몰려들었고, 의전경호팀과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소란이 일었다. 한 기자가 “왜 못 들어가게 막느냐”고 큰 소리를 친 것이다. 순간 김대표와 밀담을 나누던 박의장이 몸을 획 돌리며 호통을 쳤다. “뭐야, 이게! 의장실을 난장판으로 만들려 하나. 이제는 아래 위도 없구만.”그리고 입법부의 수장인 박의장은 한마디를 더 보탰다. “대법원장실에서는 이러지 않을 거야.” 이 호통은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잠시 뿐, 누구 하나 귀담아 듣는 사람이 없었다.

 

양김 맞대결에 정대표 끼여들기

3당 대표 회담은 몰래카메라감

 

국회정상화를 위해 金泳三?金大中?鄭周永 3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무릎을 맞대고 있을 때, 회담장 밖에서는 당 관계자와 보조진들 사이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세 사람이 주고 받는 얘기를 그대로 생방송한다면 시청률 1백%일 것”이라는 농담이 오갔다. 특히 정치 고수 양김씨의 밀고 당기는 맞대결과 정대표의 ‘끼여들기’는 한편의 드라마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3자 회담이 결렬된 뒤 세 사람이 각각 소개한 회담 내용으로 미루어볼때 회담장에서는 ‘웃으면서 보는 심각한 드라마’가 연축되리라는 예상이 들어맞은 셈이었다. 철저하게 계산된 두 김씨의 발언과 정대표의 ‘불규칙성’발언이 서로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빚어낸 셈이다.

정대표의 기발한 발언은 단연 화제거리가 되었다. “대통령 선거를 1년 연기하고 단체장 선거를 먼저 하자”는 것도 정대표의 말이었고, “국회가 정상화되면 주가가 올라가고, 단체장 선거를 하면 폭등한다”고도 했다. 이날 정대표의 발언중 압권은 회담을 끝내고 의사당을 빠져나오면서 수행 비서에게 던진 한마디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전부 다 철면피로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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