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위속 ‘필로리균'이 癌을 유발
  • 김선엽 기자 ()
  • 승인 1990.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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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실험 결과 위암 · 십이지장궤양의 원인으로 추정
인간의 위 속에서 사는 박테리아가 십이지장궤양과 위암의 원인이 될 수 잇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헬리코 박터??(Helico bacter) 계통의 이 박테리아는 자신이 만드는 알카리성 물질 때문에 강산성의 위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영국 글래스고의  연구학자인 케네스 맥콜 박사에 의하면 이 박테리아는 위산을 중화할 수 잇는 능력을 잦고 있는데, 이 때문에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십이지장궤양은 보통 초기치료로 웬만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십중팔구 재발한다.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십이지장 궤양이 위산과다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몇몇 학자들은 스트레스나 다이어트가 원인이라고 가정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실한 증거는 없다.
 
 위산에 견디는 유일한 박테리아
  지난 10여년 동안 이뤄진 십이지장궤양에 대한 수많은 임상실험은 재발의 원인이 ‘헬리코박터 필로리??라는 세균 때문임을 보여주었다. 이 박테리아가 위의 밑부부인 幽問벽을 공격한다. 위산은 제아무리 강한 미생물도 다 죽이는데, 이 박테리아만은 살아남을 수 있다. 요소를 알칼리성인 암모니아로 변화시켜 위산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필로리??균은 PH 3 정도의 강산성 용액 속에서는 죽고 말지만, 요소가 있으면 이를 이용, 산을 중화시킴으로써 살아남는다. 유문은 위산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가스트린이란 호르몬을 생산한다. 위액의 산성이 최고도에 이르면 위세포는 가스트린의 생산을 멈춘다. 맥콜 박사에 따르면 이 박테리아가 계속 암모니아를 생산함에 따라 위세포는 산도를 올리기 위해 가스트린을 연속적으로 분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맥콜 박사는 항생제와 비스무스를 섞은 물질을 주입, ‘필로리??의 감염을 저지할 수 있었다. 이는 위암 치료에 비스무스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흥미로운 사실이다.
 
  그간에 이루어진 임상실험에 의하면 ‘필로리'균을 죽이는 치료를 받은 사람은 오랫동안 십이지장궤양이 재발되지 않았다. '필로리'균은 대인접촉을 통해 옮겨진다. 미국 토론토대학의 브렌단 드럼 박사팀은 위염에 걸린 어린이의 가계를 조사한 결과 위염에 걸린 어린이의 형제는 보통 아이들보다 '필로리'균을 지니고 있는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실은 감염 어린이의 모친은 균을 지닌 확률이 높으나 모친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필로리'균이 위암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학자들도 있다. 옥스포드의 한 암연구소의 학자들은 중국 여러지역 사람들의 '필로리'균 감염도와 위암의 빈도를 비교한 바 있다. 연구 결과 균 감염도와 위암 발생빈도는 비례했다.
 
  의사들은 위염이 ‘헬리코박터'종류의 균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규모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위염은 '퇴행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퇴행성 위염이 되면 위벽의 분비선이 죽게 됨에 따라 위산의 분비도 급격히 줄어든다. 위산이 줄어들면 정상인의 위에서 발견되지 않는 세균들이 들끓게 된다. 학자들은 번창하는 미생물 중 몇몇이 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바꾼다고 믿고 있다. 아질산염은 강한 발암물질이다. 만약 박테리아가 위벽을 손상시킨다면 이는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 위속에 쉽게 침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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