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技能은 취업보증서” 직업훈련원을 노려라
  • 김선엽 기자 ()
  • 승인 1990.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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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구인요청 쇄도… 비용지원 · 입영연기 혜택도

기능인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대학 · 대학원까지 마치고도 취업을 못해 쩔쩔매는 고학력자들과는 달리 공업고등학교나 직업훈련원 출신 기능인들은, 구인요청이 많은 직종의 경우 몇 개 직장 중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입사할 만큼 ‘대접’을 받고 있다. 노동부가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대졸자의 약 60%만이 직장을 구한 반면 중 · 고졸 기능인력은 크게 부족, 중졸 및 고졸 구직자 1인당 구인자수는 각각 4.1명, 1.1명으로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 관계자도 “지난 2월 직업훈련원 수료자는 총 1만3천8백7십명인데 기업체의 구인요청은 3.6배 정도 많이 들어왔다”고 전하면서 “구인시즌인 오는 6~7월경이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 앞으로도 좋은 조건으로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훈련원측에 의하면 최근까지 수료생들의 평균 초임은 학력 · 군경력등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25만~40만원선으로 비교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직업 훈련의 종류는 공공직업훈련, 민간직업훈련, 학교부설 단기훈련 등으로 다양하다. 이중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 산하 33개 지방 훈련원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직업훈련이 공공훈련인데 개인의 형편에 맞는 코스선정이 가능하도록 주간과 야간 합쳐 모두 4가지 훈련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간과정은 일반(1년), 전문 · 산학협동(2년), 고등(3년)과정으로 구분되며 야간과정엔 일반(6개월), 향상(1년) 등 두가지 코스가 있다. 대상은 대체로 주간 일반과정이 만29세 이하의 중졸 · 고졸자, 전문 · 산학협동과정이 만26세 이하(병역미필자의 경우 만19세이하)의 고졸자, 고등과정이 만18세 이하의 중졸자 등이나 금형 및 전산응용기계공과에는 공고 기계과 졸업(예정)자도 지원할 수 있다. 야간 일반과정의 경우 만45세 이하인 사람은 누구나 응시할 수 있으나 향상과정은 경력 소유자여야 가능하다.

 

민간부문에서도 ‘사업내훈련’ 등 운영

 전형방법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 및 신체검사이다. 시험과목은 일반과정과 고등과정이 국어 · 수학, 전문 · 산학협동과정이 국어 · 수학 · 영어 등이다. 야간과정은 모두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일단 훈련생으로 선발되면 식비 일부(월 2만5천원~3만원)만 본인이 부담하고 훈련비용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하며 훈련기간 중 군 입영 연기 및 예비군 훈련 일부보류 등의 특전이 주어진다. 또 수료후 취업알선 및 사후지도가 이루어지며 국가기술자격 검정시험을 거쳐 기술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전문 · 산학협동, 고등, 야간향상은 기능사 1급, 주간 일반은 기능사 2급, 야간 일반은 기능사보).

 이같은 직업훈련은 민간부문에서도 실시되고 있는데,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근로자 2백인 이상을 고용한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사업내훈련’과 사회복지 · 비영리법인 또는 개인이 주관하는 ‘認定훈련’이 그것. 광업 · 제조업 · 건설업 등의 사업주가 실시해야 하는 사업내훈련은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1백10여개 업체에서 운영중인데 역시 훈련비는 무료이며 훈련기간 중 수당도 지급한다. 대상은 양성훈련과정의 경우 대체로 만14세 이상인 자이나 업체 및 직종에 따라 다르며 훈련기간도 3개월 · 6개월 · 1년 · 2년으로 다양하다.

 매년 두차례에 걸쳐 전자기기 조립 직종과 음향영상기기 조립 직종에서 6백여명 규모의 사업내 직업훈련을 시키고 있는 금성사의 경우 양성과정뿐 아니라 재직중인 기능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직과정의 인기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부 직능교육과의 金鴻燮과장은 “서울 · 부산 · 광주 등 전국적으로 7군데에서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필요한 만큼 인력을 양성해 충원한다는 원칙아래 수료후에는 대부분 공장으로 흡수시키고 일부는 대리점에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고 현황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사업내훈련을 거쳐 충원된 인력이 적응도 빠르고 애사심도 높다는 현장평가가 나와 회사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으나, 의무훈련 비용부담이 너무 크고 불황일때 훈련생 전원을 자체 흡수하기 어렵다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정직업훈련 역시 훈련원에 따라 입학자격이 다소 다르며 훈련기간은 사업내직업훈련과 마찬가지로 3개월~2년이다. 학교부설 단기훈련의 경우 공고에서 운영하는 1년과정(8개교)과 공업전문대에서 실시하는 6개월훈련과정(11개교)이 있으며 입학자격에 학력 · 연령 · 성별 등의 제한은 없다. 훈련비는 무료이며 교통비가 지급된다.

 

노동부, 大卒 미취업자에도 문호개방 검토

 노동부에서는 산업인력 수급 불균형도 시정하고 실업문제도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직업훈련을 더욱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세부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물론 지금까지의 직업훈련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검토중인 시안의 주요내용은 우선 지금껏 직업훈련의 대상으로 삼았던 중졸 · 일반계 고졸 비진학자와 재직근로자뿐 아니라 대졸 미취업자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7만명 수준(전체 훈련대상자21만7천명)에 머물러 있는 훈련원 수용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려 96년 이후부터는 12만7천명 정도를 수용, 훈련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공훈련 시설과 사업내훈련 시설을 병행, 확중할 방침인데 사업내훈련의 경우 96년까지는 금융업 등을 추가로 포함시키고 50인 이상의 기업체에까지 의무업체 범위를 확대시키며 훈련의무비율(임금 총액기준)도 0.3%에서 1.0%로 높일 예정이다. 또 채용 · 보수 · 승진상 우대 · 영업허가 우선 부여 등 기능인 우대시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수직업훈련원 기능개발과 申玖燮씨는 “훈련원 수료생치고 취업 못해 어려움을 겪은 사람은 지금껏 없었기 때문에, 기능인이 제대로 대우받는 사회적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지원자도 훨씬 증가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申씨는 무조건 편한 직종에만 몰리면 유리한 조건으로 취업하기 힘든 만큼 목공예 등 비교적 남들이 눈을 돌리지 않는 분야에 도전해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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