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소 삼각회담 성사될까
  • 편집국 ()
  • 승인 1990.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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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고르비 방미일정 겹쳐 가능성 배제 못해

오는 5월29일 일본 및 캐나다 방문을 마치고 멕시코로 가는 도중 워싱턴을 비공식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盧泰愚대통령이 역시 5월 하순 미·소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하게 되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적어도 일정상으로 조우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한·미·소 삼각정상회동 여부가 새로운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같은 가능성은 당초 6월 하순으로 잡혔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미일정이 한달 가량 앞당겨짐으로써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부시 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오는 5월30일부터 6월3일까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게 돼 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3자회동 가능성에 대해 “한·미·소 정상회동이 이뤄진다면 이는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삼각회동이 성사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주최자인 부시 대통령의 적극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논평했다. 이 당국자는 노대통령의 미국방문 일정이 미·소정상회담과 일치하고 있는 데 대해 “노대통령의 일정은 미·소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기 전에 이미 잡혔던 것으로 안다”고 말해 ‘우연의 일치’임을 강조했다.

  또 외무부의 한 실무자도 “노대통령의 방미가 비공식적인 점을 감안할 때 한·미·소 삼각정상회동의 가능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또 다른 관계자는 “한·소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회의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러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그같은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金三勳 외무부 미주국장이 현지에 도착, 현재 노·부시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金미주국장이 노대통령의 워싱턴 기착보다 근50일이나 앞서 미국에 도착했으며, ‘금년중 대사급수교’를 현안으로 두고 있는 한·소관계를 염두에 둘 때 노·고르비의 ‘5월29일’ 공동 방미라는 시기적 일치가 반드시 우연일 수만은 없다는 개연성에 있다.

  한편 주한미대사관의 한 고위외교관도 “미측 역시 한·미·소3국정상회동에 대해 한국측만큼이나 관심이 있다”고 말하고 “정치적으로 볼 때 무슨 일이고 가능하지 않겠느냐?” 하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 백악관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만약 부시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노·부시·고르비 3자 회동이 이루어질 경우 이 자리에서 한·소 수교문제는 물론 남북대화, 한국의 유엔가입, 미·북한 관계증진, 한반도 정책 등 한반도와 관련된 굵직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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