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改協 추진하는 金容甲씨] “좌·우익 공존논리는 위험”
  • 편집국 ()
  • 승인 199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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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개혁범국민운동협의회의 결성 준비는 현재 어떤 단계인가.

지난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치·사회가 매우 불안했고 이런 불안이 경제불안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안정을 바라는 중산층, 자유민주체제를 신봉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서 체제 안정의 지렛대 역할을 하자는 취지로 민개협이 발기했다. 그래서 지난 1월 3당이 통합하면서 주장한 것이 우리의 평소 주장과 똑같았다. 예를 들어 ‘안정속의 민주개혁을 추진하겠다’,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하겠다’는 말 등이 그것이다. 통합의 명분으로 삼은 민주개혁이나 우리가 추진하는 민주개혁이나 똑같은 말이기 때문에 원래 2월중에 갖기로 했던 발기인대회를 미루고 잠시 관망하면서 나중에는 우리 운동이 과연 필요한 것이냐라는 문제까지 검토하게 됐다.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 좋다 하더라도 3당 통합이 기본적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이었고, 또한 민자당의 개혁과 우리의 개혁은 약간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관명되었기 때문에 모임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민개협의 개혁과 민자당의 개혁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지금 세계나 시대의 흐름은 정치지도자 또는 정치권이 도덕적으로 타락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동유럽이 저렇게 脫공산화하고 개혁바람이 불면서 독재자들이 발붙일 수 없는, 민중이나 국민이 주인이 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개혁되고 있다. 우리 정치지도자으 사고는 결국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하고 일본 자민당의 모델을 모방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계보정치를 해야 되고 계보정치를 하려면 금권정치가 나올 것이고 또 거기에 따라 정경유착이 불가피해져 결국 정치권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 중에는 상당히 진보적인 사람이 많이 있는데 이런 정치형태를 과연 수용할 것이냐가 상당히 염려스러운 점이다. 지금 민자당의 개혁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  그렇게 생각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정치체제가, 자민당식을 모방하는 것과 국민 다수가 이야기하는 개혁과는 틀 자체가 맞지 않는다. 정치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분들에 의한 개혁이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간다. 과거 야당을 했다고 해서 앞으로 새로운 시대에 개혁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그렇다면 민개협에서 주장하는 개혁은 무엇인가.

재야와는 바라보는 시각과 방향이 약간 다르다. 명분을 앞세우고 시류에 편승해서 인기를 노리는 무책임한 개혁은 우리가 말하는 개혁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결국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개혁, 국가와 국민에게 이로운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을 예로 든다면, 국가보안법을 완전 폐지하는 것이 개혁이라는 주장과, 현실적인 시각에서 고치는 것이 개혁이라는 주장에는 차이가 있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개혁은 아마 후자쪽이 아닌가 한다.

●  개혁의 주체가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개혁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민개협은 어떤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우리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국민운동단체가 민개협이라 할 수 있다. 온건우익, 민주우익의 차원에서 우리 사회의 모든 것에 대해 어떤 문제가 있다면 분명한 목소리로 문제가 있다고 말할 것이다. 좌익 폭력세력이 발붙일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 내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우익이 있다면 좌익도 있어야 균형있는 사회가 아닌가.

좌익은 기본적으로 체제 부정에 의한 민중혁명정권 창출이 목표이다. 그들의 이러한 기본전략은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우익이 있으니 좌익도 있어야 한다는 말만의 논리는 매우 위험하다.

● 민개협 또한 자유총연맹 같이 우익을 표방한 ‘이익집단’의 성격에 머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가 그런 전철을 되밟거나 그런 단체에 머문다면 굳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밖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자기 희생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  3金씨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은 어떤 이유에서 나왔는가.

그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의 정치를 주도해온 인물들이다.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공은 있지만 90년대까지 그들이 정치를 주도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시대는 변했고 또 변하고 있는데도 그들은, 자기만은 아무것도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다. ‘구국의 결단’이니 ‘민주화’니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근본적으로 기득권을 확보하고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들 개인이 미워서가 아니다. 그들은 결코 다음 세대의 주역이 돼서는 안된다.

● 집권 2년이 지난 시점에서 廬泰愚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크게 변한 것 없다.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즉각 즉각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 나는 廬대통령이 민주화를 이룩하는 대통령이기를 늘 바라고 있다. 어떤 대목에 가서 책임을 지는 역할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민주화의 결과는 결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 내각제 개헌에 찬성하는가.

내각제를 위한 개헌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그 다음 단계로 국민투표를 실시했을 때, 국민투표를 하면 이긴다는 얘기가 있고, 또 그럴 수도 있지만 국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직접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통령 중심제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국민의 뜻에 따르는 수밖에 없다.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국가에서는 모두 대통령제를 하자고 하는데 왜 우리는 내각제를 하려고 하는가. 내각제는 비판의 대상은 되지만 모방의 대상은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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