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도련님’ 정대철 의원 유약한 이미지 털어내기
  • 편집국 ()
  • 승인 199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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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안방 도련님’ 정대철 의원 유약한 이미지 털어내기
 유약한 이미지는 싫다. 민주당 정대철 고문이 차세대 지도자 위상을 굳히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6월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빌딩 3층 대서양관에서 열린 후원회 모임에는, 사조직인 통일시대준비위원회 회원을 비롯해 5천명이 넘는 인사가 참석했다. 김건모 · 김원준 등 이른바 X세대 가수들도 초청된 이 날 모임에서 정의원은 “미래의 정치는 신세대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면서 차기 대권에 도전할 의사를 비쳤다.

 정의원은 DJ복귀론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김이사장이 현 정치권에 부담을 줄 만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관계자들 중에서는 가장 대담한 비판을 해왔다.

 그동안 ‘안방 도련님’ ‘귀공자’로 불린 정의원은 상무대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정의원은 상무대 의혹을 처음 터뜨린 뒤 잠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끝내 집요하게 물고늘어져 상반기 내내 정부 · 여당을 괴롭히고 있다. 상무대 사건은 정계뿐 아니라 불교계에도 큰 파문을 던졌다. 불교계로 하여금 정화운동을 벌여 조계종의 수뇌부가 모두 갈리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하기도 했다.

 정의원은 6월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서 검증을 거부당한 상태에서 수표 추적을 위해 은행에 나갔다가 국회의원 5명이 일개 은행지점장으로부터 훈시만 듣고 왔다. 당에서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발언해 민주당 내의 강경 분위기를 이끌었다.

집 날린 박찬종 대표 동창 덕에 ‘길거리 신세’ 면해
 엎친 데 덮친 격. 박찬종 신정당 대표의 요즘 개인 사정은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그는 얼마전 살던 집을 강제 경매당한 데 이어, 그에 따른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할 판이다.
 박대표가 14대 총선 당시 신정당 사무총장을 지낸 송현섭 전 의원이 제기한 13억원의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에 따라 지난해말 방배동 자택을 강제 경매(경매액 5억7천6백만원)당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런데 이번에는 반포세무서가 자택 소유권을 빼앗긴 박대표에게 5월31일까지 양도소득세(1억4천5백만원)를 납부하라는 통지서를 보내 왔다. 박대표 가족은 집마저 날리고 가재도구에까지 빨간 딱지가 붙은 터에 양도소득세 통지서까지 오자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하지만 박대표는 길거리에 나앉는 신세는 모면했다. 서울 상대 동창회(종암회)가 동창회 명의로 방배동 연립주택을 구입하고, 이 집을 무상으로 박대표에게 내준 것이다. 따라서 박대표는 소유권만 가지지 못할 뿐, 전세권을 영원히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자기가 거느렸던 당 사무총장과의 송사로 집을 날리고도 동창들의 도움으로 거저 집을 얻은 박대표를 인복이 없다고 해야 할지, 인복이 많다고 해야 할지….

대구 정서는 아직 ‘무소속’ 시장후보 1위는 서 훈 의원
 대구 정서는 ‘무소속’이다. 대구지방자치연구소와 대구여성회가 대구 시민 7백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7.3%가 무소속을, 15.4%가 민자당을, 13.9%가 민주당을, 12.6%가 신정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대구 정서가 아직 반민자 비민주인 것은 틀림 없으나, 각종 선거에서 그동안 5%대를 밑돌던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박찬종 대표의 신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민자 · 민주 양당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괄목할 사실이다. 이번 조사 결과만을 놓고 보면 박철언 의원의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있을 수성 갑 보궐 선거에서는 어느 당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밖에 대구시장 후보로는 무소속 서 훈 의원(14.8%)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민자당 정호용(14.1%) · 유성환(10.5%) 의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이한 것은 현역 제도 정치권이 아닌 전 대구시장 이상희씨가 9.8%라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 김영삼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62.9%가 50점 이하의 낮은 평점을 매겼으며, 김대통령이 잘못하는 것으로는 물가 상승(33.2%)과 시장 개방(16.7%)을 꼽았다.

야당보다 여당이 암에 걸릴 확률 높다?
 서수종 · 심명보 의원의 별세를 계기로 정치권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유명을 달리한 두 여당 의원 외에 야당 쪽에도 두 의원이 암으로 투병중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네 투병 생활이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안을 하고 있는데, 이는 건강에 흠이 있다는 것이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한 의원은 당 대표가 찾아갔으나 만나주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스스로를 외부와 차단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암에 걸린 원인은 대개 스트레스. 그 중에도 순탄한 길을 걸었던 온상 체질인 사람이 고생을 많이 한 잡초 체질보다 암에 잘 걸린다는 것이 통설이다. 야당 출신 정치인들은 저항 의지를 가지고 있어서 여당 출신들보다 비교적 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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