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방 문 열었다
  • 김상현 기자 ()
  • 승인 199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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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방 · 빨래방 · 록카페에서 소주방까지, 온갖 참신한 풍속도를 그려내는 대학가에 새로운 ‘첨단 문화공간’이 등장했다. 지난 5월21일 서울 연세대 근처에 문을 연 ‘CDI비전’이 그것, CD-I 타이틀 60여 장을 비롯해 일반 음악용 CD, 비디오 CD, 포토CD 3백50여장을 메뉴로 갖추고 있다. 테이블마다 놓인 30대의 텔레비전 모니터만 보면 CDI비전은 깔끔한 전자오락실 같다. 그러나 CD-I 플레이어가 제공하는 메뉴는 화면에 나오는 상황에 무조건 따라야만 하는 전자오락실과 질적으로 다르다. 말 그대로 컴퓨터와 사용자가 대화를 나누는(interactive) 첨단 공간인 것이다. 사용자는 CD-I 타이틀의 내용에 따라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가 되기도 하고, 이 집 저 집을 훔쳐보는 탐색자가 되기도 한다.

 물론 단순한 오락용 타이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병철 생활영어> 같은 학습용도 있고, <한국 관광> 같은 여행 정보 타이틀도 있다. 가보고 싶은 곳의 정보를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얻는 재미는 여느 여행 안내서에 견줄 바가 아니다.

 노래방이나 오락실보다 ‘비전 있고’ 특별한 사업을 해보고 싶어 모험을 감행했다는 정구영 사장은, 그러나 “다양한 국산 CD-I 타이틀이 아직 없어 대부분 수입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어쨌든 CDI비전 돈암점이 18일 새로 문을 열게 되면 대학가의 ‘첨단’바람은 좀더 거세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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