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시판
  • 남문희 기자 ()
  • 승인 1991.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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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8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부터 생수의 국내시판을 허용키로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둘러싸고 생수 유통을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수돗물 수질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찬    남상호 건국대 환경공학과 교수

생수 시판에 찬성하는 이유는?
  생수 판매가 양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동안 불법판매가 일반화돼왔다. 이런 상태에서는 지하수의 무분별한 채취뿐 아니라 보건위생적인 측면에서도 거의 규제가 불가능하다. 즉 비위생적인 생수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음성적으로 배달되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는 수돗물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불신이 그만큼 뿌리 깊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수돗물을 믿지 못하는 상태에서 더 좋은 물을 마시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계속 묶어둘 도리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상태에서는 생수 시판 자체를 허용하면서 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차라리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생수 시판을 허용했을 때 앞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시판에 앞서 허용 기준 등을 철저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생수 시판 허용 보다는 수돗물의 수질 개선이 우선 아닌가?
 물론 궁극적인 문제는 수돗물의 수질개선이다. 수돗물은 국민 대다수가 식수로 사용하는 물이기 때문에 정부가 어떤 경우라도 수질개선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생수 시판을 허용하면 정부의 수질개선 의지가 약화될 것이기 때문에 시판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는 반대한다. 수질개선은 생수 시판과 관계없이 정부에 계속적으로 요구해아 한다. 오히려 문제는 현재 생수의 불법적인 유통이 보편화돼 있는 상태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거의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기회에 생수유통을 철저히 관리함은 물론 지하수관리법 등을 제정해 무분별한 지하수 채취를 막고 취수 물값이나 특별소비세 등을 받아 이를 수돗물이 수질개선용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생수 시판을 허용하게 되면 생수를 사먹는 사람들과 돈이 없어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간의 계층간 위화감이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생수 시판 초기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보사부에서는 내년도 시판을 앞두고 여러 가지 규제조항을 검ㅌ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현재의 18리터짜리 대형 용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2리터 미만의 소형용기만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형용기의 경우 일단 병마개를 연 상태에서 며칠이 경과하면 대장균이 급속도로 번식해 위생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용기가 소형화되면 생산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현재의 가격보다 몇배 비싸질 것이다. 현재도 생수가격은 수돗물 가격의 2천배 정도라고 하는데 앞으로 더욱 비싸지면 상대적으로 일부 특수계층을 제외하고는 생수를 식수로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앞으로는 식수가 아닌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음료수로 인식되게 될 거이다. 이렇게 되면 생수의 사회적 파급력도 현재보다는 현저히 약화될 것이기 때문에 계층간 위화감 문제도 그리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도 생수의 위생문제가 여러 가지로 제기되고 있는데 양성화된다고 해서 이 문제가 없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물론 그렇다. 따라서 앞으로 시판이 허용되면 생수업체들에 대해 위생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즉 생수 업체에 종사하는 종업원뿐 아니라 취수장소, 수질 및 유통과정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다. 또 시판을 허용하기 이전에 수질기준이나 허가기준 영양평가 기준 등을 명확히 설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수돗물의 위생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보사부 분석에 의하면 일부 지역의 몇 개소를 제외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수원수 관리정책은 이미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 산업화의 진행으로 화학물질 등 오염물질이 상수원수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에서는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수질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정부의 인식도 그동안 매우 낮았던 게 사실이다.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 최근 몇 년 동안 정부도 이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관련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매우 낮은 것도 매우 큰 문제다. 도시의 경우는 그런대로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의 경우는 매우 심각하다. 최근 콜레라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사태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상수도 시설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상수원수가 식수로서 신뢰를 받게 되면 생수 시판을 허용한다 해도 일부 사람들의 기호품 정도의 역할 밖에 못하게 될 것이다.


반  김재옥 소비자문재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 사무차장

생수 시판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국민 대다수가 먹는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상태에서 생수 시판을 허용한다면 굳이 반대할 까닭이 없을 것이다. 일부 사람들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정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돗물의 수질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수를 시판하게 되면 이것을 계기로 정부의 수질개선 노력이 약화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즉 정부가 국민 대다수에게 좋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필수적인 수질개선 노력은 미뤄둔 채 좋은 물을 먹고 싶은 사람은 생수를 사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문제를 회피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계층의 경우에는 가능하겠지만 국민 모두가 생수를 사먹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생수 시판을 허용하기에 앞서 수돗물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생수 시판을 허용하게 되면 국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만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생수 시판허용으로 정부 스스로 생수가 수돗물보다 좋은 물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또 돈 있는 사람은 생수를 사먹고 돈 없는 서민들은 불안해도 수돗물을 먹을 수밖에 없다면 이로 인한 계층간의 위화감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생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깊기 때문일 것이다. 수돗물의 수질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물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계속 묶어두는 것은 어렵지 않겠나?
 물론 정부가 생수 시판을 허용하게 된 데는 그동안 계속 금지해왔어도 불법적인 유통이 거의 보편화되다시피한 현실을 반영한 측면이 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게 자리잡은 측면도 있다. 그러기 때문에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수돗물의 수질개선을 먼저 하라는 것이다.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만한 수준에 이르게 한 다음, 일부 수요층을 위해 음료수 차원에서 생수를 시판하겠다면 굳이 반대할 까닭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수질개선이 간다치 않다는 데에 있다. 또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생수의 안전성에 대한 지나친 과신이 널리 퍼져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대부분의 생수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고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생수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태에서 생수가 얼마나 위생적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생수의 수질검사 및 발표는 정부에서 인정하고 있는 몇몇 연구소에서만 하도록 돼 있다. 다른 대학연구소 등에서는 검사는 해도 언론에 발표는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현재 정부에서 허용한 연구소들은 올해 말까지 연구과제가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정확한 정보도 없이 막연히 생수가 수돗물보다 낫겠거니 하면 서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태까지는 생수 사용이 일부 계층에 국한돼왔기 때문에 소비자 단체에서도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시판이 허용되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고넘어갈 것이다.

앞으로 생수에 대한 감독권을 본건사회부에서 시 · 군으로 이양할 것이라고 한다. 그럴 경우 감독이 소홀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다. 일반적인 식품의 경우도 시 · 군으로 감독권을 이전하면 감독이 소홀해지는 사례가 많았다. 예컨대 자연식품이라고 하는 영지환을 먹고 배탈이난 사례 등이 접수돼 조사를 해보니 대장균이 득실거렸다. 생산 공장을 추적해본 결과 지방의 한 군에 감독책임이 있었다. 결국 지방행정당국이 감독을 소홀히했다는 점이 문제로 드러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방행정당국의 경우 몇가지 시설만 갖추면 공장 설립 허가를 내주기 대무에 사후감독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많다.

생수 시판을 앞두고 정부는 현재의 대형용기 판매는 제한하고 소형용기 판매만 허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럴 경우 문제점이 줄어들 수도 있지 않나?
 대형용기의 경우 가정에서 며칠씩 사용하게 되면 대장균이 급속도로 번식하기 때문에 위생상 상당한 문제가 따른다. 소형 용기의 경우는 균의 번식은 던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우려되는 것은 사용하고 난 용기의 처리 문제이다. 대개 비닐이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게 될 텐데 사용하고 난 다음에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따. 이럴 경우 또다른 환경문제가 야기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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