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전에 뭘 자꾸 사고 싶다구요?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6.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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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에게 물어보세요]

 
Q:30대 중반 미혼 여성인데, 지난해부터 월경을 하기 직전이면 마구 쇼핑하는 버릇이 생겼다. 쇼핑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그 불안감에 못 이겨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게 된다. 그러고는 후회하는데, 이것이 월경전증후군 증세인가?  

A: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사게 되고 사지 않으면 불안해져서 결국 그 물건을 사고 그런 후에는 후회를 하게 되는 증상은 충동조절장애라고 할 수 있다. 충동조절장애는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려는 충동,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고, 충동적 행동을 저지르기 전까지는 긴장감이나 각성 상태가 고조되며,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 긴장으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을 경험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런 충동적인 행동을 하고 나서는 후회를 하는 경우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런 충동조절장애의 증상이 월경하기 직전에만 생긴다면, 또 다른 일반적인 월경전증후군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월경전증후군의 한 증상으로서의 충동조절장애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월경전증후군은 배란 직후 시작해 생리 전 5일 간에 최고조를 이루며 생리가 시작되고 나서 수일 내에 사라진다. 그 증상으로서, 우울해지고 불안과 긴장을 많이 느끼며 갑자기 슬퍼지거나 눈물이 나곤 한다. 쉽게 화가 나고 짜증이 많아져 다른 사람과 자주 다투게 되고 의욕이 저하되고 집중이 잘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 외에 쉽게 피곤하고 잠이 안 오거나 혹은 지나치게 많이 자는 경우도 있다. 유방통증·두통·근육통·관절통 같은 신체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월경전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나 배란을 억제하는 호르몬 조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이 도움을 준다는 보고도 있다.
김세주(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Q. 만성 비염 때문에 생활에 곤란을 느끼고 있다. 처음에는 환절기 때 심해지더니, 이제는 사시사철 재채기와 콧물을 달고 산다. 코로 숨을 못쉬는 건 기본이고, 심할 때는 눈가려움증도 나타난다.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했더니, 두세 가지 항원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왔다. 먼지·진드기 등에 대한 반응이 심하다. 속 시원한 해결 방법이 없을까?

A.요즘같이 황사와 꽃가루 날림이 심한 때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고통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예민한 콧속 점막이 계속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레르기 비염을 오래 앓게 되면 찬 공기나 건조한 환경에도 민감해진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알레르기 비염을 완치하는 방법이 개발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증상을 조절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알레르기 비염을 조절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환경을 조절해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먼지나 진드기를 생활 속에서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상당히 많은 노력과 시간적 투자가 필요하다. 둘째, 약물요법인데, 증상이 있을 때만 약물 치료를 받는 방법과 알레르기 시즌이 시작되기 한두 주 전부터 항알레르기 약물을 복용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속하는 방법이다. 약물 치료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셋째, 수술적 요법으로 레이저나 코블레이터 등을 이용해 예민한 콧속 점막을 지져 굳은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코점막이 조금 둔해져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면역 치료가 있는데, 이는 예방주사와 같은 원리이다. 원인이 되는 물질을 몸 속에 조금씩 주사해 우리 몸이 항체를 만들어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면역 치료는 3~5년 동안 한두 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고, 그 효과 또한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환절기에 갑자기 증상이 심해졌다면 일단 이비인후과에서 받은 스프레이를 1주일 간은 매일 저녁, 양쪽 코에 각각 두 번씩 뿌리고 2주째에는 한 번씩만, 3주째에는 나흘에 한 번씩 뿌리는 것으로 줄여가면서 조절하면 큰 도움이 된다.
박상욱(하나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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