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가속기 건설
  • 포항· 김상익 기자 ()
  • 승인 199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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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방사광가속기 94년 완공 첨단산업에 이용가능

지난 4월1일 포항공과대학에서는 포항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이 있었다. 94년 12월 완공될 예정인 이 가속기는 물질파괴장치인 입자가속기와 좀 다르다.

소립자를 충돌시켜 물질의 내부를 탐색하는 장치가 아니라 소립자가 저장 고리 속을 돌면서 방출하는 빛(방사광)을 이용하는 장치이다. 이 가속기로 가속시키는 입자는 양성자가 아닌 전자이다. 전자는 가속기 안에서 빠른 속도로 돌면서 휘어질 때마다 빛(방사광)을 내보낸다. 이빛은 “파장 범위가 넓어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골라 쓸 수 있고 멀리 가도 흐트러지지 않는 양질의 빛”이다. 이 빛은 기초과학은 물론 첨단산업이나 생명과학에 이용할 수 있다.

방사광을 이용하면 뇌종양을 치료할 수도 있고 X선 단층촬영도 훨씬 빠르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

아직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장차 반도체 시장의 총아로 떠오르게 될 256메가D램과 같은 초고집적 회로 제작에도 방사광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한된 크기의 판에 복잡한 회로를 그리려면 정밀한 ‘연필’이 있어야 한다. 연필심이 굵고 뭉툭하면 그림이 뭉개지기 십상이다. 256메가D램 제작에 있어 방사광은 ‘심이 가는 연필’ 노릇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방사광은 신소재 개발에도 이용된다. 어떤 새로운 소재를 만들 때 우리는 방사광을 이용해 분자의 구조나 결합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가령 더 단단한 쇠, 열에 더 오래 견디는 플라스틱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포항방사광가속기 건설에는 총 1천3백39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며 이중 7백39억원은 포항제철이, 6백억원은 정부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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