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지구당 ‘수리’한창
  • 김재일 부장대우 ()
  • 승인 1994.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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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곳 ‘부실’판정…새 조직책 임명 과정서 홍역 예상

최근 민자당은 원외 지구당에 대한 당무감사를 하여 11곳을 ‘부실 지구당’으로 판정했다(표 참조). 이에 따라 민자당은 8월 중순께 새 조직책을 임명할 방침이다. 지구당위원장이 공석인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과는 달리, 부실 지구당 조직책 임명 과정에서는 현 지구당위원장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민자당은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한 당직자는 “내년 상반기 지자제 선거에 대비해 득표력과 활동력이 미흡한 지구당위원장을 교체해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차원에서 부실 지구당 판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감사 기준은 지구당위원장에 대한 지역에서의 인지도, 주민의 호감도, 당선 가능성이었다.

 그는 각 지역의 다방?부동산중개업자모임?청년단체?아파트부녀회?가톨릭농민회 같은 단체와 부동산중개업자, 심지어 다방?식당?술집 종업원과 택시 운전기사들로부터 고루 여론을 수렴해서 내린 공정한 판정임을 강조했다. 감사 결과 지구당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서울 구로병(위원장 이신행) 전남 승주(조충훈) 전남 보성(이용식)으로 나타났다.

“다방?술집 종업원 여론도 수렴”

 이에 앞서 민자당은 14개 사고 지구당 조직책 신청을 마감해 모두 62명(비공개 18명 포함)으로부터 신청을 받았다. 사고 지구당은 서울에서 성북 감, 성북 을, 서초 갑, 서초대문 을, 강동 갑,  강서 갑, 성동 병 지구당과 대구 동을, 강명 명주?양양, 전주 덕진, 전북 임실?순창, 전남 고흥, 화순, 담양?장성 지구당이다. 공개로 신청한 조직책 희망자의 경우 몇 명을 빼고는 대부분 개혁 이미지?참신성?전문성 면에서 ‘함량 미달’로 평가됐다.

 새 조직책을 8월 초순에 결정된다. 사고 지구당 가운데 서울 강동 갑구의 조직책으로는 이춘식 중앙당 조직국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은평 을구 박완일 현지구당위원장은 턱걸이로 부실 지구당 판정을 겨우 모면했는데, 이 지역 조직책 경질은 재야 인사인 이재오씨의 입당과 맞물려 있다. 한 당직자는 “지역적으로 민자당에 대한 인기가 없는 곳에 사람을 바꿔 넣는다고 나아지리라는 보장이 없다”라고 말하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사고 지구당과 부실 지구당에 대한 새 조직책 임명은 내년도 지자제 선거와 96년 총선을 겨냥한 물갈이의 일환이다. 한 당직자는 “총선 전 지자제 선거 결과에 따라 또 한번 조직책 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원내 지구당에 대해서는 지자제 선거가 끝난 후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공천 때 현역 의원 50%정도가 물갈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자당 중진 의원은 “당의 면모를 일신해야 지자제 선거를 치를 수 있다. 재야 인사 영입은 물론 필요하다면 당명을 바꾸는 문제까지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자당은 내년 지자제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9,10월 전국 지구당을 동시에 다시 점검할 계획이다. 또 지자제 선거를 중앙당 개입 없이 시?도지부 중심으로 치르기 위해 곧 시?도지부 위원장을 중진급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현재 대부분 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시?도지부 위원장 가운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전원을 3선급이상으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문정수 사무총장은 “이번에 교체되는 시?도지부 위원장은 당연직 당무위원으로 임명돼 당무 참여 폭이 커질 것이다. 이를 위해 당헌개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金在日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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