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주의’일본 이렇게 망한다.
  • 일본 도쿄 . 채명석 편집위원 ()
  • 승인 199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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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대일본주의를 지향하기 시작한 일본은 어떤 운명을 맞을 것인가. 일본의 작가 미즈키 요(水木楊)는 《2025년 일본의 조용한 死》라는 미래 소설을 통해 앞으로 30여 년간에 걸친 일본의 붕괴 과정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자민당 장기 집권이 무너지고 연립 시대에 들어선 일본은 95년 드디어 2대 정당제가 정착한다. 하나는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가 이끄는 ‘국제화 진보당’이다. 여기에는 일본신당을 모체로 사회당 우파와 민사당이 합류한다. 또 하나는 오자와 이치로 신생당 대표간사가 이끄는 ‘신일본 보수당’이다. 여기에는 자민당 우파와 공명당 등이 합류한다. 그 해 12월, 즉 패전 50주년을 맞는 95년에 일본은 그토록 염원하던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된다. 일본 기업들은 엔고 현상으로 해외 네트워크화, 즉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85~95년 10년을 ‘황금의 시대’로 부른다면 다음 10년은 ‘마찰의 시대’다. 양당제 정착으로 일본 정치는 당분간 안정세를 보인다. 그러나 정권이 자주 바뀜에 따라 유권자들은 차츰 자민당 정권과 같은 장기 안정 정권이 출현하기를 기대한다. 긴박해진 주변 정세에 따라 오자와의 ‘신일본 보수당’이 의석을 늘려가며 1당 지배 체제를 확립해 간다.

 중국이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영향이다. 중국은 해양 제패를 노려 항공모함을 건조하는 등 해군력 증강에 힘을 기울인다. 이에 따라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센가쿠 열도를 둘러싸고 마찰이 증대한다. 중국의 산성비 문제도 양국간 관계를 악화시킨 요인이다. 한편 북한은 핵 개발을 끝내고 이를 운반할 무기까지 갖춰 주변국을 자극한다. 한국도 핵무기 개발을 신중히 검토하기 시작한다.

 2005~2015년은 ‘충격의 시대’다. 일본의 국제수지는 2006년 적자로 바뀐다.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로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 대수가 해외 8 국내 2로 역전한다. 이에 따라 엔 가치가 하락하여 1달러 3백 60엔 시대가 도래한다(2010년말).

중국 압력에 끝내 굴복 … 제2 관동대지진 ‘설상가상’
 미국에 신 먼로주의가 대두해 일 . 미 안보조약이 파기된다(2007년). 중국과의 영토 . 산성비 분쟁으로 경제 원조를 중단하자 중국은 보복 조처로 국교를 단절한다(2012년).

 한편 국내 경제는 인플레로 주가가 대폭락한다. 이런 내우외환이 겹쳐 2013년 10월 끝내 쿠데타가 발생한다. 45세인 마쓰오카 방위청장관이 주도한 쿠데타로 헌정이 정지되고 국회가 해산된다. 2차대전 때와 같은 국민총동원 체제가 발령된다.

 2015~2025년은 ‘붕괴의 시대’다. 쿠데타로 전권을 장악한 마쓰오카는 2015년 봄 핵확산 방지조약 탈퇴와 핵무기 개발을 선언한다. 다음해 중국이 일본의 비밀 핵개발 기지를 포착하고 미사일 공격을 가한다. 또한 중국은 전략적 난민 3백만 명을 일본 국내에 잠입시킨다.

 이에 따라 마쓰오카 정권이 무너지고 2016년 9월 일본은 끝내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2차 관동대지진이 일어나 60만 명이 사망하고 국민총생산(GNP)의 50%에 상당하는 재산 피해를 당한다. 사람과 자본의 해외 도피가 날로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오키나와가 독립을 선언하자 일본은 규슈 . 훗카이도 . 시코쿠 등 8개 블록으로 해체된다. 결국 일본은 22개의 작은 공화국으로 분열되어 메이지유신 전의 상태로 돌아간다. 대일본주의는 또다시 일본을 파멸의 길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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