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최대 수혜국은 한국”
  • 장영희 기자 ()
  • 승인 199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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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후반의 3저 현상은 한국을 2배이상 잘살게 만들었다. 85년 2천47달러였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88년 4천1백27달러가 된 것이다. 3저는 우리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았다.

 저달러 . 저금리 . 저유가라는 3저 현상은 92년 6월부터 우리 경제에 다시 찾아들었다. 그러나 이 ‘신3저’는 구3저에 비해 여러 모로 다른 점이 많다.

 구3저는 세계 경제의 호황기에 일어났으나 신3저는 침체기에 태동했다. 그래서 신3저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구3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가장 핵심적 변수인 환율의 경우 구3저는 플라자 합의라는 협조 체제로 달러 약세에 따라 대부분의 나라 돈이 강세를 나타냈지만, 신3저는 엔화 강세에만 그치고 있다. 일본 경제상황으로 보면, 일본 돈은 가치가 떨어져야 하는데 지금처럼 거꾸로 가는 것은, 일본을 잠수시키겠다는 미국의 정치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무역불균형을 문제삼아 압력을 넣는 것이다. 미국 경제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국제경제연구소 프레드 버거스텐 소장은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적으로 자물쇠를 채워야 한다”라며, 백엔을 기준으로 상하 10%의 변동폭을 허용하는 목표 환율대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일본 엔화는 구3저 때 달러화에 대해 백% 절상됐는데도 다른 나라 돈이 덩달아 올라가 엔고를 헤쳐나가는 데 그리 버겁지 않았지만, 신3저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연구위원은 “엔고의 최대 수혜국은 한국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금리가 초래된 원인은 신 . 구 3저 모두 경기 부양책에 있었지만, 금리 인하 시점은, 일제히 이루어진 구3저 때와 달리 차이가 컸다. 89년 중반부터 미국 . 일본 . 독일의 순서로 진행된 것이다. 유가는 구3저때는 과잉 생산이 기름값을 떨어뜨렸으나, 신3저의 경우는 쿼터량이 지켜지지 않고 쿠웨이트 유전이 복구된 일 등 공급측 요인 못지 않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적어진 요인도 컸다.

 현재 엔화 환율 . 국제 금리 . 국제 유가의 절대적 수준은 80년대 후반보다 낮은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신3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약효는 구3저보다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달러가치가 더 추락할 공산이 적으며, 금리와 유가가 이미 많이 떨어진 데다가 최근의 경험에서 보듯이 금리와 유가 하락을 저지하는 기운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엔화 환율은 미 . 일 협상에 크게 영향을 받겠지만, 무역불균형이 몇 년 간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엔화가치 상승이 계속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면 화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올 연말 환율을 달러당 1백17엔으로 예측했다. 금리 역시 유로 마르크 외에는 현재 수준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은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는, 예멘과 나이지리아의 내전 등으로 5월 중순부터 급등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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