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드릴 게 있다면…”
  • 박재권 기자 ()
  • 승인 1994.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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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그룹 전시회에도 여러 번 출품한 적이 있는 崔承柱씨(37)의 수첩에는 전국의 장의사와 병원 전화번호가 빼곡하다. 장기 기증을 약속한 사람이 사망함녀 그의 전화는즉시 벨을 울린다. 지금 그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기획·홍보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91년 초 그는 우연히 장기 기증에 관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이 일에 동참하게 되었다.

 그는 “눈에 보이는 외적 장애인 이상으로 큰 고통을 느낀는 사람들은 장기 이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장기간의 고통과 비싼 치료비에도 불구하고 장기 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목숨을 잃는다. 그는 대만과 홍콩·싱가포르처럼 우리도 뇌사를 법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곡가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인 그의 일에 쫓겨 가족에게 소홀한 것이 가장 미안하다고 밝히면서, 《내게도 드릴 것이 있다면》이라는 책 한권을 기자에게 내밀었다. 그 안에는 ‘몸 공양을 한 사람들’의 감동어린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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