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옥죄는 신발은‘족쇄' 발이 편해야 몸도 개운
  • 고명희 기자 ()
  • 승인 1990.07.01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편한 구두 오래 신으면 디스크ㆍ변비ㆍ요통 등 유발

옥죄는 하히힐 속에서, 땀내 푹푹 나는 구두 속에서 발은 늘‘죄수??처럼 웅크린 채 학대받고 있다.
 발은 체중을 잘 견딜 수 있도록 26개의 뼈와 인대ㆍ근육ㆍ신경이 조화있게 연결되어 걸을 때 관절 및 무릎ㆍ발목 주위의 근육과 신경이 유연하게 작용한다. 발은 신체의 무게를 이곳저곳으로 움직이는 힘든 일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인체의 어느 부분보다 쾌적해야 한다. 그런 만큼 신발의 역할을 중요하다.
 발뒤꿈치가 땅에 닿을 때 충격은 복사뼈ㆍ무릎ㆍ대퇴골ㆍ허리순으로 전달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발은 우선 충격을 완화시켜주어야 한다. 또 신발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운 것도 발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신발을 신고 활동하는 동안 발가락은 활발히 움직이게 되므로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시판되는 국내 구두는 대부분 건강면에서는 무리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작년부터 1만~3만원대의 싼 구두가 등장했는데 이러한 가격차는 구두의‘외피??로 어떤 소재를 사용했느냐에 따른 것이어서 구두값과 발의 건강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뒤축 높은 운동화도 건강에 나빠
 최근에는 발의 건강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진 탓인지“구두굽의 높이가 전보다 많이 낮아져 남자구두는 2cm, 여자구두는 2~2.5cm가 보편적??이라고 에스콰이아 상품조달부 金亨贊과장은 말한다.
 하이힐이나 지나치게 꼭 맞는 구두를 신었을 때 발은‘몸살??을 앓게 된다. 하이힐을 오래 신으면 허리가 뒤로 제껴지는 전만증에 걸리거나 아킬레스건이 줄어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폭이 좁은 하이힐을 오래 신으면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쪽으로 기울어지는 외반무지 증세가 나타나 심하면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위로 꺽어져 수술로 교정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관절이 변형되어 발가락 끝이 망치모양처럼 되는??해머토우??라는 병도 폭좁은 하이힐이 주범이다.
 최근 각양각생의 운동화가 개발되어 청소년의 인기를 끌고 있지만 건강보다는 겉모양이 더 강조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90년 박사학위 논문으로‘런닝화 中底의 높이와 강도가 달리기의 생체역학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 군산대 체육학과 조성초교수는??신발바닥의 질을 경정하는??중간바닥??은 부드러운 것이 좋으나 탄력이 지나치면 발목의 운동범위가 커져 오히려 피로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뒤축이 높은 운동화류는 발목보호의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이 역시 지나치면 하이힐과 같은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더운물에 발담그기ㆍ지압 등 수시로
 발의 건강과 관련, 발바닥에 굴곡이 없는 평족(마당발)도 문제가 된다. 서울대병원 성상철박사는“최근들어 후천성 평족이 증가하는 추세??라면서??특히 40~50대 비만증에 걸린 사람 중 평족이 많다??고 말한다. 성박사는 구두 안에 보조기(아치 서포터)를 달면 이의 치유가 가능하다면서 각 병원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찾도록 권한다.
 신발이 사람의 체중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때에는 디스크ㆍ위장장애ㆍ변비ㆍ두통ㆍ요통이 오기도 한다. 반면 신발을 이용한 건강요법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울시 한의사협회 任德盛회장은“발바닥에는 체내의 중요 반응점이 집약되어 있으므로 발 또는 발바닥의 반응점에 자극을 가해 질병을 치유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압용 슬리퍼나 컴퓨터 안마기의 등장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의학적으로 연구된 바 없다고 덧붙인다.
 발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다리를 올려 부기를 빼는 방법은 널리 알려져 잇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발관리법이 권장되고 있다. △발을 따뜻한 물에 담그어 피가 잘 통하게 한 뒤 △발목ㆍ발가락 관절을 손으로 펴 발끝에서 심장쪽으로 마사지하듯 주무른다. △발목을 삔 적이 있으면 발목 바깥쪽으로 힘을 주어본다. △하이힐을 신는 사람은 아킬레스건을 늘여주는 쭉뻗기운동을 한다.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벽을 밀 듯이 하여 장딴지가 당기도록 다리를 쭉 펴 발의 피로를 덜어준다. △지압하는 듯 손으로 발바닥을 눌러주어도 효과가 좋다.
 발은 심장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제2의 심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발이 더 이상 인체의 천덕꾸러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